조계종, 美 LA카운티박물관서 반환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과 고반 박물관장이 지장시왕도 기증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는 모습.

7월 20일, 1988년 도난 후 30년 만

1988년 도난된 것으로 알려진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가 3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조계종 문화부(부장 정현)와 미국 LA카운티박물관(관장 마이클 고반)은 7월 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로비서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반환식’을 거행하고, 성보문화재의 환지본처를 기념했다.

조계종은 2014년 12월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실린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가 LA카운티박물관에 소장돼 있음을 확인하고, 공식적으로 성보 반환을 요청했다. 이에 박물관 측은 도난 근거를 확인하고 조계종과 만나 협의 후 이사회서 반환을 의결했다. 도난된 지장시왕도는 20여 년 전, LA카운티박물관이 한국미술품을 대규모로 구입하면서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번에 반환된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염불암 지장시왕도는 동봉 법준을 비롯한 화승들이 1841년 제작해 염불암 극락전 영단에 봉안한 불화다. 특징은 시왕 뒤에 병풍이 표현돼 있고, 시왕이 무언가를 논의하듯 시선을 나눠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뿐만 아니라 판관과 사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표현돼 있다. 문화부는 “명부의 세계를 인간적인 모습으로 표현한 것으로 19세기 유행했다. 이는 염불암 지장시왕도가 그 변화의 시점에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환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총무부장 지현 스님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사부대중의 성보전승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보는 굴곡진 역사를 거치면서 많이 유출됐다”며 “소중한 성보가 청정도량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힘써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도 문화재 반환 요청을 선뜻 받아들인 LA카운티박물관 측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성보 보존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을 밝혔다. 또 문화부장 정현 스님은 지장시왕도 반환 결정을 해준 고반 박물관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조계종 문화부장 정현 스님이 고반 박물관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로비서 반환된 지장시왕도에 예를 올리는 스님.

마이클 고반 박물관장은 “LA에는 가장 많은 한국 교포가 살고 있고, LA카운티박물관은 미국 최대규모의 한국미술실을 갖추고 있을 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이번 반환은 새로운 가치를 알리고, 조계종과 LA카운티박물관이 협력해 공동의 목표를 이뤄나갈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고반 박물관장은 앞으로 개최할 한국미술품전시에 조계종단의 서예작품을 전시하고, 한국불교미술전시 등을 열어 조계종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환식에는 조계종 총무부장 지현 스님, 문화부장 정현 스님, 동화사 주지 효광 스님 등 종단 스님들과 마이클 고반 LA카운티박물관장, 스티븐 리틀 부장, 양측 실무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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