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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사찰 축제에 '푸드트럭 주의보'

“절에서 스테이크 판다. 오늘 전부 고기차ㅋㅋ”
↳ “절에서 고기를... 너무 잔인한 거 아냐?”

최근 경기 A사찰서 열린 축제가 SNS상에서 입방아에 올랐다. 축제는 성황리에 마무리 됐지만, 현장서 판매된 ‘푸드트럭’의 메뉴가 화근이 된 것. 당일 A사찰 축제에서는 스테이크ㆍ곱창 등 육류가 판매됐고, 축제가 끝난 후 일부 참가자들이 SNS에 사진을 올리며 문제가 불거졌다.

A사찰 주지 스님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육류가 판매된 것은 사실이었다. 스님은 “사전에 푸드트럭 업체 측에 비빔밥ㆍ국수 등 사찰 환경에 맞는 음식을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행사 당일 5대 푸드트럭 중 일부 육류 메뉴가 들어와 해당 푸드트럭만 빠질 것을 요청했으나, 업체 측에서 ‘5대 모두 빠지겠다’고 말해 어쩔 수 없이 육류도 판매했다”고 밝혔다. 또 스님은 “경내가 아닌 주차장에 푸드트럭을 배치했다”면서 “다음부터는 철저히 육류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전후 관계를 따져보니 사찰 측의 난감한 입장도 이해가 됐다. 이전 축제에서는 푸드트럭을 활용해 본 적 없었고, 당일 푸드트럭이 모두 철수할 경우 행사 진행이 원활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경내였던 주차장이었던 사찰 행사에서 육류가 판매된 것은 따끔한 질책을 받아 마땅한 일. 산사의 청량함을 기대하며 A사찰을 찾았을 일반인에게도, 또 불살생(不殺生)을 미덕으로 알며 A사찰서 수행해왔을 불자들에게도 종교인이자 종교시설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지 못한 사실은 변함없다.

부처님께서 ‘육식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적은 없지만 불교에서는 오계(五戒)에 따라 육식을 꺼려왔다. 수행자 또한 죽임을 당한 동물을 섭취하는 것은 몸에도 이롭지 않다고 하여 육식을 하지 않는다. 특히 불교는 생명존중사상을 주창하는 종교가 아니던가. 이 때문에 ‘대놓고’ 육류를 섭취하거나 판매하는 것이 썩 좋은 인상으로 남진 않는다.

먹을거리가 축제의 큰 재미요소인 만큼 요즘 푸드트럭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푸드트럭들만 모아 ‘먹방 축제’를 벌이는 일도 많다. 한 곳에서 여러 음식을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고, 축제도 즐기며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성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젊은층을 유치하려는 요즘 불교계 축제에도 푸드트럭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특히 꽃ㆍ풍등ㆍ세시풍속 축제 등 불자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사찰 축제에서 더욱 인기가 좋다. 하지만 A사찰의 사례에서 보듯 무분별한 유치는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격’과 다름없다. 여법하게 치러진 사찰 축제에 오점으로 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모든 일이 수월하다고 했다. 사찰 축제에 푸드트럭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만큼 선례를 잘 남겨야 다시는 사찰에서 고기 냄새와 연기가 새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젊은층 포교도, 일반인에 절 문턱을 낮추는 것도 다 좋지만 불교 본연의 가치를 잃어선 안 될 일이다.

 

박아름 기자  pak502482@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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