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통도사에서 열린 불교학연구회 여름워크숍에서는 불편하지만 새겨들어야 할 논문이 발표됐다.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이날 워크숍에서 한국불교 승단의 ‘파승(破僧)’ 원인을 분석·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논문을 내놨다. 그가 분석한 한국불교 갈등 원인은 승단 내 경제적 불평등과 선거 제도, 문중 중심 문화, 정치 계파였다.

평등한 분배를 모토로 한 승단에 사유가 발생하고, 이는 스님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 시킨다. 실제 스님과 사찰 간 양극화 현상은 최근 3~4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왔다. “시주물은 욕망과 집착의 대상이 됐고, 평등해야 하는 승가에서는 불평등이 생겨났다”는 조 교수의 지적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적절하다.

함께 제기된 선거- 문중·계파로 이어지는 종권 창출 순환에 대한 비판도 귀기울일 부분이다. 다수결과 승자독식 구조의 선거제는 ‘문중·계파 안배’ 인사를 통해 소수와 반대편을 철저하게 소외시킨다. 직선제든 간선제든 승자독식 구조의 선거 제도와 이를 바탕으로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문중·계파가 존재한다면 한국불교 내부의 파열음은 잦아들지 않는다는 게 조 교수의 주장이다.

학자의 비판이 일부분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 제기는 한 번은 되짚고 공론화해야 할 문제이다.

‘탈종교화’ 현상은 기실 제도 종교의 이탈을 의미한다는 분석들이 지배적이다. 수행과 명상이 대중화, 산업화 되면서 나온 현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종교가 세속화되며 자신의 역할을 못한 점도 한 가지 원인이 될 것이다. 결국, 이 불편한 충고는 다시 불교의 본령이 무엇인지를 되짚자는 화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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