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이 108배를 권하는 이유

절은 참회하는 마음의 표현

젊은이들에게 108배를 권하는 글을 몇 회에 걸쳐 쓰고 있다 보니, 젊은이들과의 소통이 누구보다 잘 되고 있는 법륜 스님의 108배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만나 뵙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워낙 바쁘신 분이라 포기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좋은 자료가 나왔다. 지난해 5월 청년, 대학생 정토불교대학 입학생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 뒤, 질문이 쏟아졌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왜 108배를 하는가’에 대한 것이었다고 한다. 특강 수련프로그램 중 108배를 해보는 시간이 있었던 터라, 처음 절을 해보는 젊은이들은 도대체 왜 절을 그렇게 많이(?) 해야 하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心건강이 身건강 유도
젊은이들과의 소통 고리

스님의 말씀을 요약해보면, 절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우선 내가 옳다고 하는 몸에 밴 아상을 내려놓게 되고, 동시에 마음에 밴 아상도 내려놓게 되어서 번뇌로 인한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내가 옳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데, 108배 자체에 ‘내가 잘못했구나’ 하는 참회의 동작이 들어있기 때문에 절을 하면 저절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하나임을 증명하는 예를 들면서 108배를 설명하는 스님의 말씀이 흥미롭다.   

“몸과 마음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고개를 쳐들고 눈을 부릅뜬다. 이게 우리 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가 생각을 잘 못했다, 이런 생각이 들면 부릅떴던 눈이 약간 내리감기고, 쳐들었던 고개가 약간 숙여진다. 그러면서 미안합니다, 하게 된다. 더 잘못했다 싶으면 허리를 굽히고, 더 잘못했다 싶으면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댄다. 억지로가 아닌 자발적으로 ‘아, 내가 잘못했구나, 내가 몰랐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절을 하면 몸과 마음에 있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억지로 하는 것은 굴복이어서 저항을 하거나 복수를 하게 된다. 국가도 그렇고 개인도 그렇다. 그러므로 절을 하는 것은 ‘제가 부족합니다. 제가 잘못 알았습니다’하고 참회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몸을 숙이다보면 마음도 같이 숙여져서 저절로 참회가 되고, 참회가 되다보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굉장히 맑아진다는 것이다. 스트레스의 주범은 번뇌고, 번뇌의 가장 큰 주범은 내가 옳다는 편견이다. 몸을 숙여 절을 하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그러한 자신의 허물이 선명히 보인다. 맑아지기 때문이다. 청춘의 시기는 번뇌가 가장 치성할 때다. 그 시기를 지나면서 성숙해지는 게 청춘의 특권이기도 하지만, 오래 번뇌에 머물러 있으면 마음이 어두워져 바른 판단을 할 수 없고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마음이 복잡해서 어떤 일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 몸이 찌뿌둥할 때 절을 해보면 몸과 마음이 환히 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스님은 또, 일을 꾸준히 하지 못하고 좀 하다가 마는 것을 반복하는 사람은 108배를 100일, 1000일 동안 지속해 보라고 권했다. 꾸준히 하다보면 끈기가 형성되어서 덜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재능은 있는데 끈기가 부족한 것이다. 무엇이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금방 그만둔다. 직장생활도 그렇고 연애하는 것도 그렇다. 108배를 시켜보아도 젊은 사람들은 사흘, 혹은 일주일 하다가 그만둔다. 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밥 먹듯이 꾸준히 실천하면, 삶에 흔들림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끈기가 있어야 실력이 쌓이고, 실력이 쌓일 때 자존감을 찾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용기가 나온다. 청춘에 자존감과 용기가 없으면 탄력을 잃어 시들한 삶을 살게 된다.

스님은 108배를 하면 건강에도 좋다고 말씀했다. 등산을 할 때 다리가 아프다고 하는 젊은이가 있으면 ‘너, 108배 안 하지?’하고 물으면 거의 백 퍼센트 맞는다는 것이다. 매일 108배를 하는 사람은 1000미터 높이의 산을 다섯 시간 정도 등산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설명하면서, 종교와 상관없이 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만 해도 전신운동이 된다고 했다. 또 3000배나 1만 배를 하는 것은 극기훈련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8배는 비교적 수월히 할 수 있지만 3천배나 1만 배를 하려면 힘이 들어서 대부분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데, 그 하기 싫은 마음을 이겨내는 극기 훈련의 대상으로 좋기에 3000배를 하고 1만배를 한다는 것이다.

자연 성형으로서는 최고인 108배 

스님의 말씀에 젊은이들이 절을 하면 무조건 멋있어지고 아름다워진다는 사실을 덧붙이고 싶다. 요즘 젊은이들은 예뻐지기 위해 성형수술을 당연시하고 있는 것 같은데, 108배는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효과가 있다.

절을 하는데, 왜 얼굴이 예뻐질까? 법륜스님의 말씀처럼 몸과 마음이 정화되어 스트레스가 해소되니 예뻐지지 않을 수 없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지 않는가. 또 운동 효과가 있어서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피부가 매끈해지는 느낄 수 있다. 108배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15분 가량인데, 그때 소비되는 칼로리가 남자는 144kal, 여자는 100kal로 같은 시간 대비 빠른 걷기와 수영, 테니스를 하는 효과와 같다고 한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 절을 하면 금세 얼굴은 물론 온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한다. 피부의 노폐물이 땀과 함께 빠져나가는 것이다. 108번이나 일어났다 엎드렸다, 허리를 접었다 폈다하니 하체의 근육이 발달하고 복근이 단단해지지 않을 수 없다.   

절을 하면 정말 얼굴이 맑아진다. 체형도 변한다. 몸매가 다른 사람처럼 변하는 예를 많이 보았다. 우리 집 예를 들면 더 확실해진다. 작은 딸애가 중학교 3학년일 때 울주군에 있는 석남사로 놀러갔다. 그곳 선방에 계시던 불필스님께서 기왕 온 김에 놀지만 말고 절을 하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열흘 있는 동안 매일 1080배를 하고. 마지막 날은 마무리로 3천배를 했다. 집으로 돌아오기로 한 날, 남편과 함께 석남사에 가서 딸애를 보는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는지, 두고두고 지금까지 세상에서 네가 제일 예뻤을 때가 그 당시였다고 얘기하고 있다. 정화가 주는 아름다움을 나는 그때 느꼈다. 열흘만 절을 해도 사람이 그렇게 맑고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것이다.

남편의 경우다. 몇 해 전, 더 나이 들면 할 수 없을 거라며 김천 수도암에 있으면서 21일 동안 매일 3천배를 하고 돌아왔는데, 몇 달 동안은 정말이지 멀리서 보아도 얼굴에서 빛이 났다. 체형도 날렵하게 바뀌었다. 전철역에서 우연히 남편을 만난 조카가 전화를 해서 이모부를 못 알아볼 뻔 했다는 인사를 할 정도로 변해버린 것이다.

내 친구의 경우는 얼마 전 1080배 백일기도를 하고 났는데, 마음이 편해진 것은 물론 뱃살이 들어가고 복근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사례는 수없이 많다. 한분만 더 소개한다. 이혼을 결심하고 절에 들어와 백일 동안 3천배를 하고 있던 40대 중후반의 부인을 만난 적이 있다. 이혼을 염두에 두었으니 말할 것도 없이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몸도 한없이 무거워보였다. 만만치 않은 체중의 무거운 몸으로 절을 하자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밤만 되면 끙끙 앓는 소리가 옆방에 있는 나에게까지 들려왔다. 1년 후 쯤 우연히 어느 절에서 그녀를 보았는데,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얼굴이 예뻐져 있었다. 얼굴에 수심은 싹 걷혀있었고, 몸은 날씬하게 바뀌어 있었다. 옆에 듬직한 두 아들을 대동한 모습으로 보아 이혼을 안 한 것이 분명했다.‘나는 행복합니다’ 하는 모습을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108배는 이렇게 예뻐지는 기적을 낳는다. 오죽하면 스님들이 절을 하면 다 자연 미인이 된다고 말씀하겠는가. 매일 108배를 해서 악성루머로 시달리던 마음을 달래고 몸매도 가꾸었다는 배우 고소영씨의 이야기가 전파를 타자, 젊은 여성들에게 108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고소영씨처럼 예뻐지기 위해 성형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매끈한 몸매를 가지고 싶은 젊은이들, 꼭 108배를 시도해보기 바란다.
얼마 전 교계 방송국에서 만난 젊은 프로듀서 한 사람이, 아들의 사춘기로 인해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길래 108배 이야기를 해주면서 해보라고 권했더니, 듣는 것만으로도 벌써 마음이 편해지고 문제가 풀린 것 같다며 좋아했다. 오늘부터 당장 시작하겠다는 그에게 힘을 주었다.

“반드시 아빠도 아들도 좋아질 거예요.”

자식과 부모는 영혼이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부모의 마음이 편하면 당연히 자식도 편해진다. 100일 동안 해보겠다고 하니 그의 귀추가 주목된다. 돌아와 며칠 후 나야말로 참회하는 마음으로 매일 3백배 하던 것을 늘려 1080배를 하고 있다. 일단 21일 동안 집중적으로 하기로 했다. 격동의 청춘기에 이런저런 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작은 딸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니, 그간 내 생각이 늘 옳다는 입장에서 그 애를 판단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그 애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깊이 참회하고 있다. 새벽과 저녁으로 나누어 절을 하고 있는데, 힘들어도 하고 나면 개운하다. 엄마인 내가 참회해서 맑아지는 만큼 딸도 밝아져 용기를 얻고 일어서리라 믿는다. 삶에 108배가 있어 이렇듯 참회할 수 있으니 얼마나 큰 행운인가, 다시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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