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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사건, 불교계 역사 조명 나서야”한금순 제주대 외래교수, 제주불교연합회 세미나서
세미나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 이들은 불교계가 차원서 4.3사건의 피해를 조명하고, 관련 추념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유린으로 규정된 제주4.3사건과 관련, 제주불교의 피해를 재조명하고 이를 추념할 수 있는 기념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제주불교연합회(회장 관효)와 제주도의회 길상회(회장 김태석)는 6월 16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서 ‘제주불교 4.3 진실규명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4.3으로 상처난 제주불교의 영혼을 위로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서 한금순 제주대 사학과 외래교수는 “불교계도 제주4.3을 기억하는 활동을 주도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먼저 제주4.3사건서 발생한 사찰 피해 현황을 짚었다. 그에 따르면 4.3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사찰은 약 37개소. 법당과 요사채, 객사 등이 전소되거나 철거·파손됐다. 특히 불상과 탱화, 집기 등의 훼손이 심각해 4.3사건 이전의 장엄물은 소수만 남은 상태다. 또한 조사된 인명 피해는 14개 사찰 16명의 스님으로 총살·수장 등 반인륜적인 가해가 자행됐다.

한 교수는 “수장은 정식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임의대로 처분하는 불법적인 일이었다. 이 때문에 수장 희생자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며 “근대 제주불교 활동을 주도한 승려들이 희생됨에 따라 도내 불교 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 같은 제주4.3사건에 대한 추념사업이 불교계 차원서 진행돼야 함을 역설했다. 그는 “지금의 제주불교는 앞선 인물들의 노력과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현 시대에 맞는 기억의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재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으로 활용되고 있는 4.3 유적지와 경제활동을 연계하는 사례를 추천한다. 제주불교가 사회의 현재와 역사 속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오승국 제주4.3평화재단 기념사업팀장은 “세월이 흐르면서 불교 4.3 유적은 중요성을 인식받지 못한 채 훼손돼 없어지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종단과 사찰 차원에서 1차 조사 작업에 나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 역시 불교 4.3 유적지 기행코스를 만들어 테마기행을 활성화할 것을 당부했다.

제주 금붕사 주지 수암 스님은 “사찰 및 스님들의 피해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명예회복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관음사에 4.3 순교비를 세우거나 부도탑을 조성해 불자들의 참배 장소로 성역화 돼야 한다. 또 해마다 초종파적 합동위령제를 봉행하고, 역사의 교육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제주불교가 겪은 4.3 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목소리를 낸 자리로, 제주불교계가 관련 추념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제주불교연합회는 7월 1일 오전 9시 ‘4.3피해 사찰순례 및 영가를 위한 헌다례’를 개최한다. 연합회는 금붕사에서 당시 피해 사례 증언을 듣고, 관음사 아미봉서 고혼의 넋을 위로할 계획이다.

윤호섭 기자  sonic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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