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환경영향평가가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각종 환경에 미칠 영향과 관련된 저감방안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재심의를 결정했다. 그동안 봉은사대책위가 수개월에 걸쳐 현대차 측 환경영향평가에 문제를 제기한 결과다. 또 롯데그룹이 송파구에 롯데월드타워를 지을 때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심의만 10차례 받은 사례를 미뤄볼 때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 GBC 건립사업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기획재정부에서 2015년 1월 ‘한전부지 개발 조기착공 지원’을 발표하고, 현대자동차에서 한전부지를 등기이전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사업이 추진됐다. 일각에서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 여러 문제를 제기했을 때도 현대차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이는 결국 재심의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현대차 GBC 건립사업과 같은 기간 진행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도 이 같은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현대차와는 다른 개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두 사업은 유사성과 인접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결선상에 있는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 지금처럼 각자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이 끝난 뒤 초래할 환경문제를 제대로 담아내기 어렵다. 한 사업이 다른 사업 결과에 얼마나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지 예상할 수 있는 통합적인 환경영향평가가 실시돼야 하는 이유다.

서울시는 시의 수익성, 관광성 등 여러 가치 중에서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안전이 후순위로 밀린다면 시의 존재 이유는 사라진다. 부디 환경전문가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장기간에 걸친 검토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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