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앞 불균형, 관계를 무너뜨린다
욕망 앞 불균형, 관계를 무너뜨린다
  • 박태수 제주국제명상센터 이사장
  • 승인 2017.06.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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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은 세상과의 소통 12

마음 건강이 균형의 토대
내·외적 도덕률 잘 지켜
굳건한 평정상태 이뤄내야
“자기관리 없이는 불가능”

저울추의 평형상태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적 과제는 통합과 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정부에서 현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갈등과 혼란이 상존해 있어서 새 정부의 개혁적 가치가 순항하려면 무엇보다 통합이 되어야 하고 균형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통합이란 단지 여러 부분을 합하는 데 있다기보다 여러 부분이 각자의 위치에서 독립된 역할을 하되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을 말한다. 조화란 두 가지 이상의 요소나 부분들이 상호관계를 잃지 않고 어울려 만나도 분리되어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 더하여 균형이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기울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마치 오래 전 시장에서 고추를 사고 팔 때 손저울에 고추자루와 저울추가 양쪽으로 오르고 내리면서 평형상태가 되려는 것을 떠올려 보면 실감이 난다.

현 정부는 진보의 가치를 내세우며 정권을 잡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보수성향 정권이 이루어 놓은 국정의 모습을 진보적 시각으로 바라보면 만족스러울 리가 없다. 보수는 보수의 가치를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 이제 진보의 정부는 진보의 가치로 보수가 이루어 놓은 지금까지의 업적을 수정하거나 보완하면서 새로운 5년을 경영하면 된다. 보수의 가치와 진보의 가치는 특별히 경계가 있다기보다 경영자의 의식에 달려있다. 그 의식이 얼마나 진보중심이냐 진보를 넘어 전체적이냐에 따라 국가가 안정적이 될 수도, 불안정하게 될 수 도 있다.

요가명상의 3단계인 아사나에 몸의 균형을 잡는 ‘에카파다 뿌라나마사나(Ekapada Pranamasana)’가 있다. 이 자세는 학처럼 외발로 서서 균형을 잡아 몸을 바르게 하는 명상자세이다. 우선 발을 붙이고 차렷 자세로 선다. 몸 앞쪽 눈높이에 고정된 한 점을 응시한다. 왼 다리를 구부려 발목을 잡아 오른쪽 다리 허벅지 안쪽에 왼발을 붙인다. 균형을 잡으면서 가슴 앞에서 기도하듯 합장을 하고 바로 선다. 수련하는 동안 호흡은 자연스럽게 한다. 이 자세를 2분 정도 유지한 후 반대편 다리로 옮긴다. 거울 앞에서 하면 보다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다. 균형 아사나는 움직일 때 몸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를 담당하는 소뇌를 발달시킨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의 몸이 움직일 때 균형이 잡히지 않아서 중심을 잃거나 부딪혀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이 균형 아사나는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살아왔던 무의식적인 동작을 멈추게 하고 의식적으로 몸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을 준다. 움직이는 몸이 균형을 잡아감에 따라 그 자체의 에너지를 보존하면서 균형 잡힌 동작을 익숙하게 한다. 균형 아사나는 신체의 균형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성숙한 견해와 균형 잡힌 마음을 계발시킨다. 안정적으로 이 동작을 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중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균형 있는 삶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아사나 수련으로 균형 감각을 익혀야 한다.

이러한 몸과 마음의 균형 감각이 안정된 상태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 이전의 1~2단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1~2단계는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도덕률이다. 아사나를 통해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의 상태가 건강해야 한다. 이 도덕률은 외부환경과 만날 때, 그리고 내 자신과 만날 때 지켜야 할 지침들이다.

1단계는 외적인 도덕률(금계, yamas)로써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포기하는 비폭력, 세상에 살면서 진실하고 정직하기, 세상의 생명 보존하기, 온갖 대상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고 적절하게 관계 맺기, 성적욕망 절제하기이다. 2단계는 내적인 도덕률(권계, niyamas)로써 정신적으로 순수함 유지하기, 모든 환경에서 영혼의 만족감 함양하기,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관조하기, 초월적 실상에 대한 각성과 깨달음을 위해 자아에 대한 환상 포기하기, 마음을 정화시키기 위해 신에 복종하기이다.

여기서 1단계의 외적인 도덕률은 자신과 세상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고, 2단계인 내적인 도덕률은 자신의 내면을 관리하기 위한 도덕성이다. 이 양면의 도덕성은 각각 자기 자신과의 균형, 세상과의 균형을 이룰 때 통합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 1단계의 금계인 외적 도덕률은 인간에게 끊임없이 일어나는 세상에 대한 욕망을 적절히 통제할 때 가능하며, 2단계인 내적 도덕률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마음의 현상을 놓치지 않고 알아차릴 때 가능하다. 이러한 도덕률은 모두 내 안에서 이루어지는 의식의 산물이며, 생각이나 행동이 매순간 지나치거나 부족하거나 하는 것을 알아차릴 때 균형이 가능하다.

그리고 삶에서 온전한 균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단계인 8단계에 이르러야 한다. 8단계인 사마디(Samadhi)는 초의식 상태를 말한다. 이 상태는 자비심이 있고, 사심이 없으며 의식에서 해방된 상태다. 사마디는 자아라는 의식이 없이 대상을 나타나는 상태 그대로 묘사한다. 여기서 핵심적인 말은 ‘의식이 없이’이다. 의식은 개인이 생각하고 느끼며 행동하는 것을 아는 상태이다. 그런데 ‘개인의 의식이 없이’라는 말은 개인의 생각, 느낌, 의지 등 마음의 작용 없이 대상을 만날 수 있는 초의식의 상태이다. 이 단계에서는 개인적인 의식이 수정같이 맑은 공(空)의 형태로 인식된다. 수정이 색깔 있는 천위에 놓이면 그 색이 수정에 반영되며, 꽃 위에 놓이면 꽃의 모습이 반영된다. 마음이 수정 같아서 외부세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마음이 작용하지 않는 평정의 상태이다. 평정상태는 어떠한 상태가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균형의 상태가 유지된다. 마치 공자가 말한 종심(從心)과 같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남이 없는 상태이다.

현실서 접하는 불균형
이러한 균형과 불균형 상태는 현실생활에서 흔히 나타난다. 남녀 간에 사랑이 이루어지면 균형의 상태요, 사랑을 잃으면 불균형, 집착의 상태가 된다. K부인은 남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남편 주변의 여성들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실제로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일은 없으나 혹시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맺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면서부터 불안하기 시작하였고, 언제부터인가 남편이 다른 여자와 지낼 것이라고 단정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남편이 꼴도 보기 싫어졌다. 부부간에 사랑이 균형을 잃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부모 자녀 간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다. S부인은 자녀를 매우 사랑하였다. 그녀는 자녀에게 많은 관심을 쏟았고 쏟은 만큼 결과도 달라지리라고 기대하였다. 그러나 자녀가 보여주는 행동은 부인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였다. 그래서 부인은 자신의 정성이 부족해서 그러는가 싶어서 직접 자녀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자녀의 일상사에 이래라 저래라 하면서 부인이 기대하는 자녀의 모습으로 바꾸고자 동부서주 하였다. 그리고 얼마쯤 지나 부인도 자녀도 모두 지쳐버렸고 부모와 자녀 간에는 불신과 실망만이 남게 되었다. 지나친 사랑이 균형을 잃고 나타난 현상이다.

남편에 대한 사랑이 적개심으로, 자녀에 대한 관심이 불신과 실망으로 바뀌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바로 욕망에 대한 균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망을 이루려는 집착에서 한 편만을 바라보고 그 곳에만 에너지를 쏟게 되면 다른 편으로 쏟아야 할 에너지가 없다. 우리 몸의 에너지는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따라 균형 있게 적절하게 흘러간다. 그러나 부인이 남편은 아내 외에 어떤 여자도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한 부인의 에너지는 남편이 부적절한 행위를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흘러가면서 정작 자기를 깨어있게 하는 각성의 에너지가 고갈된다. 끊임없이 남편을 의심하다보니 의심하는 자신마저 못마땅하게 여겨져 스스로 헤어날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기도 한다. 어머니의 자녀에 대한 기대도 넘치기만 했지 기대가 욕심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에 에너지의 균형을 잃으면서 무너진다.

오늘날 불균형으로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은 심각하다. 그 중 하나가 언어폭력이다. 때때로 휴대폰을 보다가 소위 문자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저급한 문자들을 대하면 이맛살이 찌푸려진다. 특히 지난 대선 때부터 지금까지 사회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언어폭력현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흔히 폭력이라고 하면 신체적 폭력이나 성폭력을 떠올리겠지만 실제로 문자폭탄이라는 언어폭력은 드러나지 않게 사회를 정서적, 부정적으로 파괴한다. 대체로 직접적인 대면관계에서는 언어폭력을 쓰고 보이지 않는 관계에서는 문자폭탄을 사용한다. 이러한 폭력은 눈으로 볼 수 있거나 흔적으로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폭력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이 보이지 않아도 아픔이 있듯이 언어폭력도 보이지 않으나 받는 사람은 상처가 크다. 그것은 내면에 트라우마로 남아 일생동안 따라다닌다. 학교에서는 청소년들의 폭력을 예방하느라 애를 쓰고 있는데, 사회에서는 문자폭탄을 일삼고 있다. 그것도 청소년이 아니라 성인들이 하고 있으니 청소년들의 폭력행위를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학은 창공을 마음껏 날아다닌다. 몸이 무거웠다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학은 몸의 균형을 위해 뱃속에 3분의 1은 먹이, 3분의 1은 물, 나머지 3분의 1은 공기로 채우고 있다고 한다. 동물이긴 하지만 왜 강한 식욕이 없을까. 이를 알아차리고 절제로 인한 자기관리가 바로 무한한 창공의 신이 되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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