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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중앙버스차로제, 연등회 대안 모색해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흥인지문(2.8㎞) 구간에 중앙버스차로제 설치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한국불교 최대 축제인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5월 31일 JC데코코리아를 종로 중앙정류소 설치 및 유지관리 사업시행자 우선협상기업으로 선정했다. 입찰에는 총 2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JC데코코리아는 디자인·설치계획·운영계획 등 정성평가에서 평균 68점(70점 만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번 달 내에 협상을 마치고 오는 7월 공사를 시작해 9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불교계는 이와 관련해 대응이나 대안 모색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본지 보도(1138호 참조)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연등회보존위원회·한국불교종단협의회 확인 결과, 서울시와의 추가적인 접촉이나 해결방안 모색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등회보존위원회 관계자는 “몇 달 전 정류소를 이동식으로 설치한다는 방침을 전해들은 이후 딱히 오고간 얘기는 없다. 종로 지하상가에서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류소가 설치되면 보도쪽으로 옮기기 위해 거리 통제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비용을 행사 주최 측이 부담하라는 입장이어서 난감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사회서 불교계 의견을 관계부처에 전하자고 결의한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오는 9월 봉은사서 열리는 제20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 준비로 인해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불교계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칫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종교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상가도 설득했고, 정류소 이동으로 행사에 지장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행사 주최 측이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신뢰하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정류소 이동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연등회에서 부담해야 한다는 문제도 뒤따른다. 결국 반대하자니 여론 눈치를 봐야하고, 수용하자니 비용이 부담인 셈이다. 그렇다고 아무런 대책 없이 손 놓고 있는 걸 이해해야할까.

현실적으로 중앙버스차로제를 반대할 수 없다면 현재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국고지원 증액 또는 서울시 협조 요청, 각 종단 분담금 상향 등 연등회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전방위적인 대안을 모색할 때다.

사월초파일이 국가공휴일로 지정되고, 연등회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며 전국적인 국민축제로 발돋움했던 과거만 돌이켜봐도 지금 상황은 열정 부족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지금이라도 서울시 계획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불교계가 대비할 것은 무엇인지 연구해야 한다.

윤호섭 기자  sonic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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