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부산聯 ·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MOU

(사)조계종부산연합회는 6월 7일 부산 안국선원 교육관에서 (사)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와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후 신의진 회장의 강연 ‘개인적 트라우마 이해를 통한 건강한 아동성장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폭력 트라우마 이해 · 아동돕기 나서

신의진 회장 “예술문화치료” 한국에 필요

교사 및 아동센터 복지사, 실질적 강의 큰 도움

심산 스님 “불교사회 활동 넓힐 것”

 

잔혹한 학대로 아동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원영이 사건 이후 또 하나의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뉴스에 나왔다. 다섯 살 아동이 한쪽 눈의 시력을 폭력으로 인해 잃었고 가해자는 친모의 내연남인 2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폭력은 지속적으로 반복된 정황이 드러났다. 남성은 지난해 7월과 10월 동안 8회에 걸쳐 두개골 골절 상해를 입혔다.

아동학대, 성폭력, 근친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으로 사회가 어둡게 물들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곳에 존재할 또 다른 원영이를 위해 불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협약식을 체결한 (사)조계종부산연합회 회장 심산 스님과 신의진 (사)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회장

(사)조계종부산연합회(회장 심산·이하 부산조계종聯)는 6월 7일 부산 안국선원 교육관에서 (사)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회장 신의진)와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어 신의진 사단법인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회장은 ‘개인적 트라우마 이해를 통한 건강한 아동성장 프로젝트’라는 주제의 강연을 펼쳤다.

부산조계종聯은 폭력으로 고통당한 아동들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고 사회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학대아동들을 발견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관심을 얻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앞으로 부산조계종聯는 적극적인 사회참여활동으로 사회 속에 불교 역할을 재 고찰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약식과 강연은 부산조계종聯이 불교에 적극적인 사회참여활동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 시작을 알려 의미가 깊다.

신의진 회장은 강연에서 트라우마를 설명하며 “성폭력을 당한 아동의 얼굴은 꼭 시리아 내전에서 봤던 알레포 소년의 사진 처럼 멍하다”며 “극도의 공포는 얼어붙게 만들며 현실감 없고 세상을 다르게 인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가정폭력의 또 다른 사례를 설명하며 “가정 폭력을 당했던 한 중학생이 길거리에 나와 웃으며 지나가던 또래의 여자아이를 찔러 죽였다. 자신은 폭력을 당하고 사는데 행복한 아이를 보니 순간 억제가 안됐던 것이다”며 트라우마가 뇌에 미치는 악영향을 재차 설명했다. 이어 신 회장은 애착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치료를 위해 △안전확보와 보호 △의학적 치료 △각종심리치료 예술치료 EMDR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피해 아동들을 위한 문화예술치료 효과를 설명하고 “현재 한국에 반드시 필요한 치료 시스템이다”며 관심을 독려했다.

강연에는 불자 뿐 아니라 지역아동센터 복지사, 교사 300여명이 참석해 실질적인 정보를 얻었다고 만족해했다

강연이 끝나자 참가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 참가자는 아동을 성폭행하는 남성들의 심리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또 다른 질문자는 해바라기아동센터(아동성폭력지원센터)에서 도움을 받았던 한 아이의 사례를 설명했다. "어릴 때는 아버지로 부터 성폭력을 당했는데 지금 청소년이 되어선 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하고 오히려 주범이였던 아버지를 찾아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며 “그 학생은 현재 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하는데 치료가 가능한가?”하고 질문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현재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는데 아버지에게 학대 받는 아이를 발견했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한다”고 방법을 요청했다.

신 회장은 “아동성애자 혹은 성폭력 범죄자들에 대한 연구가 한국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연구가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인터뷰 사례들을 근거로 검토했을 때 그들의 특징은 사회성에 문제가 있고 특히 언어 표현력이 부족하다.”며 “열등감이 마음 깊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아울러 “청소년이 되어 성폭력을 했던 당사자에게 돈을 벌기 위해 찾아가는 경우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그 방법으로 문화예술치료를 추천했다. 아울러 치료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학대받는 아동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병원 정보를 제시하고 치료를 권유하고 가정에 대한 접근법을 사례로 설명했다.

강연장에는 일반 불자 뿐 아니라 아동센터복지사들을 비롯해 어린이집 교사 및 상담심리사 등 300여명이 찾아 자리를 가득 채웠다. 참가자들은 교육현장에 도움이 되는 강연을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해했다.

강미라(48·금정구)씨는 “아까 강연 중에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학대 아동에 대해 질문을 했었다. 고민하던 부분이 해결 됐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할지 계획이 잡혔다”고 했다. 김소례(68·서구 서대신동)불자는 “강연이 저희처럼 일반 불자들 가정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집에 이제 손자도 있고 아기들이 있어서 애착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그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불교의 사회참여역할을 반기는 불자들도 있었다. 최미진(56·구서동)불자는 “사실 불교에서는 기도하고 수행은 하지만 실생활 가운데 사회문제에 깊이 개입되는 부분이 약하다”며 “특히 학대 받는 아동은 부처님의 자비로 볼 때 반드시 도움을 줘야 한다 생각한다. 오늘 이 행사는 사회 속에 불교역할을 돌아본다는 점에서 너무나 반갑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했다.

심산 스님은 "불교내 대사회적 활동이 강조되어야 한다"며 "특히 아동폭력은 모두가 관심을 기울어야 할 사안이다"고 말했다.

회장 심산 스님은 “조계종의 대사회적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고 이 사회에 필요한 활동이 무엇인지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길 바란다”며 “아동은 한 가정의 미래일 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이다. 학대 받는 아동들이 없도록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부산조계종聯은 6월 7일 범어사 설법전에서 재가 하안거 입재법회를 봉행했다.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법문을 통해 재가안거에 동참하는 불자들에게 수행을 독려했다. 아울러 부산조계종聯은 사무처장으로 활동했던 오세룡 현대북스 사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사)조계종부산연합회 국장 소임 스님들이 참여해 강연을 듣고 함께 공감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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