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인 리더십을 한글로 옮길 때 적절한 말이 무엇인지 고민한 적이 있다. 어느 날 “영향력이 바로 리더십”이라는 말을 듣고 손뼉을 쳤다. 납득이 가는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 중 꽤 많은 이들이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자리에 오르기를 희망하고 노력하고 있다. 많은 경우 그것은 자기의 행위가 여러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사람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공성을 띠는 자리에 있으면 국가나 사회에 관계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공인이라고 칭하는데, 특히나 이런 공인의 자리에 있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은 가히 폭발적인 수준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가수 김장훈 씨가 보여준
노 대통령 추모제서 막말
영향력 있는 공인의 실수

서구서도 공인 막말 문제
1년간 막말 인사 시상하는
‘발 속의 입’이란 賞 있어

“사실에 맞는 말하라”는
부처님 가르침 상기하길

사실 좋은 행동이나 좋은 말 한마디를 해서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일은 별로 표가 나지 않지만 나쁜 행동 거친 말 한마디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일은 너무나도 많다. 최근의 경우만 보더라도 가수 김장훈 씨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故 노무현 대통령 추모 무대에서 무대에 올라 경찰들을 욕해 문제가 되었다.

미국의 경우도 대통령의 신분으로 기자를 비롯한 본인의 취향에 거슬리는 이들에게 막말대잔치를 벌여 많은 이들을 당혹하게 만든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로 계속 시끄럽다.

이런 점으로 보아, 공인이라 할 자리에 있는 사람은 말 한마디라도 좀 더 생각을 한 연후에 해야 되지 않을 까 싶은데, 이미 공인들의 정제되지 않은 언어사용의 문제점은 서구에서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공인의 지위 망각형 언어사용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영국에 본부를 둔 ‘쉬운 말 쓰기 운동(Plain English Campaign)’ 본부에서는 세계 유명 정치인과 사업가 중 한 해 동안 ‘말실수’와 ‘이해 안 되는 발언’ 등을 많이 한 이에게 주는 불명예스러운 상인 ‘Foot in Mouth Award’를 매년 선정 발표하고 있다. ‘입 속의 발’이라는 상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입에 걸레를 문’ 언어 사용은 제발 자제해 달라는 것이다.

부처님 당시에도 교단의 영향력 있는 장로의 언사가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상황에서 부처님의 말씀은 단호하다.

“비록 나이가 들어서 80살이나 90살이나 100살에 도달하였다 하더라도, 만일 그가 시기에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하고 유익하지 못한 것을 말하고 법에 어긋나게 말하고 율에 저촉되는 말을 하며, 그리고 시의적절하지 않고 이유가 분명하지 못하고 (특정한 주제에) 제한되어 있지 못하고 이익을 주지 못하고 담아둘 만하지 못한 말을 하는 자라면, 그는 단지 ‘어리석은 장로’라는 이름을 얻을 뿐이다.”
- <우루웰라 경2(A4:22)>

선업 스님/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이사

그리고 “올바른 때에 말하고 사실에 맞는 말을 하며, 유용한 말을 하고 가르침(法)에 합당한 말을 하며, 계율(律)에 맞는 말을 하되 가치 있는 말을 적당한 때에 합리적으로 신중하게 의미 있도록”하고 “부드럽고 귀에 듣기 좋고, 사랑스럽고, 마음에 와 닿고, 점잖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고, 많은 사람에게 유쾌한 말이라면 무엇이든지 그러한 말을 하라”고 신신 당부를 하고 있다. 

요사이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린 글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거나 공공장소나 방송에서 쏟아낸 막말로 대중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 연예인, 정치인, 방송인들의 사건 사고가 너무 잦다. 매체의 실시간화에 힘입어 공인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된 지금, 유명인들이 ‘리더’의 자리에 합당한 언행과 행실을 보여주는 ‘모델링’의 존재로 이 사회에서 기능해 주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