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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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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상과 연기법 바탕한 생태문제 해결책 담다불교로 바라본 생태철학
남궁선 지음|민족사 펴냄|2만 2천원

생태·환경문제의 근본적 원인과 해결책을 사유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태문제 위기 불교적 시각서 분석해

생태문제 원인은 인간의 탐진치 때문

인간 욕망서 벗어나 공생하는 것이 답

근원적 해법은 자비심 확산에 있어

<불교로 바라본 생태철학>의 저자는 생태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불교를 통해 생명 존중에 대한 가르침을 배우고 나서부터다. 그는 인류와 지구 생명체 전체의 생존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닌 오늘날의 생태 위기를 다스리기 위해서 의왕(醫王)인 부처님의 지혜를 빌렸다. 그래서 불교의 연기법과 업 사상을 토대로 하고 그 밖의 여러 자료를 섭렵해 이번 책 <불교로 바라본 생태철학>을 완성하게 됐다.

서양서 태동한 기존의 생태학은 서양인들이 주도적으로 전개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태문제를 다룬 대부분의 학문은 서양적인 사고와 그들의 전통문화에 근거해 연구됐고, 그들의 연구 경향에 맞춰서 논리를 개발 정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서양 생태철학의 이해나 분석보다는 불교 사상에 입각해 생태문제를 다룬다. 왜냐하면 기존 생태철학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서양인들의 자연관이나 생명관만 갖고는 생태문제의 해법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는 연기법(緣起法)을 근간으로 3법인(三法印)을 주창하면서 4성제(四聖諦)를 통해 인류가 갖는 고통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업사상이 불교에 도입돼 채용된 것도 이에 뿌리를 둔다. 장구한 불교의 역사 속에서 업에 대한 논의는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서는 생태문제를 불교적인 시각서 조명하기 위한 자료로 초기불교 경전을 비롯해 시대에 제한을 두지 않고 그 이후의 경전과 논서(論書)를 자료로 선택했다. 그리고 신문이나 잡지 등에 보도된 시사성 있는 자료를 참조해 현재 나타난 생태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려 한다.

인간의 행위서 비롯된 생태계 위기를 들여다보기 위해 우선 인간 행위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오늘날 생태 위기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무지와 욕망(貪心)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자연을 착취해서 편하게 살려는 탐욕과 유한한 지구의 자원을 무한하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이 합작한 결과가 바로 생태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욕망 때문에 생태위기가 초래됐다면, 불교의 업에 대한 분석은 생태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탐(貪)·진(瞋)·치(癡) 삼독(三毒)이 모든 업의 원인이라 본다. 이 중에서도 무명(無明, 癡)이 더 근원적이라 생각해 무명을 12연기의 근본 원인으로 삼았다. 갈애나 무명은 번뇌의 일종으로서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마음속에 잠재한 심리 상태를 말한다. 업은 잠재되어 있는 갈애나 무명이 표면화되어 심리활동이나 신체활동으로 나타난 것을 말한다.

중생은 사물을 실재 그대로 알지 못하기(無明) 때문에 업을 만든다. 무명 속의 인간들은 한시적 생명을 누리는 현재의 자기를 상주불변의 자아로 착각해 즐거운 감각만을 추구하려는 끝없는 욕망으로 새로운 업을 짓는 것이다. 저자는 무명으로부터 시작되는 업의 진행 과정을 12연기를 통해 살핀다. 그리고 이를 생태학에 적용시켜 생태계의 상호의존성 순환성·항상성을 있는 그대로 볼 줄 모르는 게 바로 생태적 무명이라고 꼬집는다.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이 가져온 재해가 나날이 지난날의 기록을 갱신하는 지금, 생태위기는 어떤 질병이나 전쟁보다도 인류 생존에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왜 이런 생태환경서 살게 됐을까?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극복할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는 인간의 욕망 충족을 전제로 하는 경제문제가 아니라, 모든 생물종의 공존공생을 논하는 생태문제다. 그러나 인간 우선주의로 자연을 바라보는 것에 익숙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상의상관성(相依相關性)을 염두에 두지 않기 쉽다. 이러한 문제를 불교적인 시각에서 분석해 보자는 것이 이 책의 대주제이다.

불교의 생명관은 나와 남이 서로 다른 둘이 아니고(自他不二), 자연과 내가 서로 분리된 둘이 아니라는(依正不二) 가치관서 출발한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연기론적 생명관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곧 생태계의 생명체들은 서로 의존하면서(相互依存) 서로가 의지하고 서로를 도우면서(相依相資) 공존한다는 생명관이다. 그러므로 불교는 다른 생명체를 자기 몸과 분리할 수 없는 연속체의 개념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자연현상을 들여다보면 생태계의 모든 구성원들은 상호의존적으로 존재하면서 각자 나름의 역할이 있다. 어느 생명체도 소홀히 취급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생산자(producer)인 식물류는 이산화탄소와 물, 그리고 빛을 이용하여 무기물에서 유기물을 생산하고, 이들이 생산하는 유기물은 생산자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소비자와 분해자의 에너지원이 된다.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그리고 잡식동물은 그 에너지원을 소비하는 소비자(consumer)이다. 분해자(decomposer)는 유기물을 무기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말한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와 물질을 얻으며 생산자가 필요로 하는 무기물을 공급해 주는 이들 분해자는, 식물이나 동물의 사체(死體) 또는 이들의 배설물 등을 분해함으로써 생태계의 물질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생태계는 이들 생산자·소비자·분해자들과 자연의 상호작용에 의해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이들 생산자·소비자·분해자의 역할 분담에 의존하여서만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과학기술은 이런 생태계 구성원들 각자의 역할을 무시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여 자연을 오직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자원으로 생각하고 그를 이용하는 데만 몰두함으로써 생태계의 순환을 파괴한다.

순환은 모든 생명체들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게 하는 원리다. 생태계 파괴는 이런 순환 고리를 단절시킨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들이 공존공생하지 않으면, 즉 생태계가 순환하지 않으면 지구의 항상성은 유지될 수 없으며, 인간은 자멸할 것이다. 한번 소멸되는 생물종은 복구가 불가능하고, 이미 교란된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길은 너무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것이 지금 당장 우리가 <불교로 바라본 생태철학>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통을 해결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현 생태문제로 인한 고통의 해결에 불교의 지혜를 빌려 그 타개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실천을 중요시하는 불교의 근본이념을 현 시점에서 재조명하여 생태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책은 업사상에 대한 교학 차원의 연구에서 벗어나, 업의 근본원인인 탐욕·분노·어리석음(貪瞋癡)을 생태위기의 발생 원인과 연관 지어 분석하고, 업의 행위에 따른 분류법인 신·구·의(身口意) 3업(三業)에 대한 재해석을 통하여 새로운 관점에서 생태적 접근을 시도한다.

저자는 불교의 업사상을 현 시대 상황에 맞게 재해석해 이를 생태문제에 적용,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첫째, 생태파괴는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탐·진·치가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 그러므로 생태문제의 근원적인 해법은 우리 마음에서 탐·진·치를 소멸시키고 자비심을 확산시키는 데 있다.

둘째, 생태적 윤리관을 확립해야 한다. 소비지향적 윤리관 대신 생태윤리관의 정립을 위하여 새로운 법적·제도적 장치가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생태계의 안정성은 모든 동식물의 종 다양성에 의한 공존과 공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체생명에 대한 불살생보다는 종의 소멸 방지에 초점을 둔 불살생관으로 생태문제를 접근해야 할 것이다.

넷째, 서구지향적인 식생활 문화와 소비지향의 문화를 지양(止揚)해야 한다. 과도한 에너지와 곡물이 투입되는 양축산업이 생태계에 가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육중심 식생활 문화에서 채식 위주의 식생활 문화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생태계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소비주의문화를 지양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체제의 대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다섯째, 생태문제는 인구의 팽창 억제 내지는 감소가 없이는 개선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인구증가율이 높은 개도국의 인구팽창 억제는 물론이고 인구의 증가가 없는 나라에서도 소비지향적 생활을 계속적으로 유지하려 한다면 인구의 감소는 필수적이다.

여섯째, 생태문제는 사유체계의 논리적인 완벽성보다 실천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며 생태문제의 원인과 해법은 다인다과(多因多果)의 원칙에 입각하여 개인생활의 변화(不共業)와 사회제도적·문화적(共業) 관점서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하며 어떤 인류문명의 발전도 자연과의 조화를 무시한 채 생태계의 희생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곱째, 현대 인류는 불교에서 주장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불성을 가지고 있다(一切衆生悉有佛性)’는 불성관에 입각해 현대사회가 지향하는 인간중심주의의 모순점을 과감하게 시정하고 모든 생태구성원들이 공생 공존할 수 있는 생태중심의 사회가 바로 정토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김주일 기자  kimji42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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