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헌 개정 기대모은 24일 임시종회…호법원장 선출 정당성 공방 속 동력 실종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속개된 종회에서 안건 상정 등 종회 의사결정에 항의하고 있다.

불교 종단 최초의 직선제 도입으로 관심을 모았던 태고종 총무원장 선출 직선제가 태고종 종회의 이전투구 속에 좌초됐다.

강력한 추진의사를 밝힌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을 비롯해 종정 혜초 스님, 원로의장 덕화 스님 등이 5월 24일 종회 시작과 함께 종회의원 스님들의 협조를 당부했지만 찬성표는 종헌 개헌이 가능한 38표에 턱없이 부족한 20표에 불과했다.

서울 사간동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에서 열린 ‘제129회 임시중앙종회’는 시작부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당초 총무원장 제안으로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을 위한 종헌 개정안’이 첫 번째 안건으로 예정됐지만, 종회 시작과 동시에 종단 분쟁의 한 원인이었던 ‘호법원장 선출에 대한 추인 안건’이 첫 안건으로 상정된 것이었다.

태고종 종회의원 스님들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을 위한 종헌 개정안'의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호법원장 선출의 정당성을 두고 2시간여 동안 종회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갔으며 사태는 호법원장 지현 스님이 사퇴하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갈등은 이어진 휴회시간 확산됐다. 총무원장 도산 스님이 첫 안건으로 ‘호법원장 선출 추인안’이 급작스럽게 상정된 것에 대해 종회의장단에 강하게 항의했으며 종회의장 설운 스님이 반발했다.

속개된 종회에서 종회의원들은 ‘이미 분위기가 이렇게 됐는데, 종회하자’ 등 발언을 쏟아냈다. 여기에 ‘이럴거면 종회를 해산하자’는 종회의장 설운 스님의 발언에 몇몇 종회의원 스님들이 찬성하며 파국으로 치달았다.

정경조 태고종 전국신도회장을 비롯한 다른 종회의원들이 중재에 나서며 두 번째 안건으로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을 위한 종헌 개정안’이 상정됐지만 표결 끝에 결국 부결됐다.

이날 종헌 개정이 부결되며 오는 7월 예정인 제26대 태고종 총무원장 선출은 현행 간선제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태고종 중앙종회는 제26대 선거 관리를 담당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현 부위원장인 월봉 스님을, 부위원장에 법련 스님을 임명하는데 동의했으며, 초심위원 덕명 스님의 임명을 보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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