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족준비팀 구성, 예산 5000만원 종무회의 통과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산하 미래세대위원회가 오는 9월 공식 출범을 목표로 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세대위원회 준비위원회(위원장 심산)는 5월 23일 서울 견지동 전법회관 3층 회의실서 제2차 회의를 열고, 사업기조와 목표 등을 논의한 데 이어 9월 출범을 위한 발족준비팀을 구성했다. 준비팀은 포교국장 원묵 스님 등 부위원장 3인과 사무국, 외부 청년인사 2~3인으로 꾸려진다. 또한 이에 앞서 17일 예비비 예산 5000만원이 종무회의서 통과됨에 따라 미래세대위원회 출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회의서는 미래세대에 대한 개념정립과 위원회 활동범위 등을 두고 준비위원들 간 이견이 제기됐다. 크게 미래세대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미래’와 ‘청년 이하 젊은이’로, 활동목적은 ‘불교계 내부’와 ‘종교 색채를 없앤 사회 전반’ 등으로 입장이 나뉘었다.

광주불교연합회장 연광 스님은 미래세대 개념과 관련해 범위를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스님은 “50대의 미래는 40대고, 40대의 미래는 30대다. 어린이·청소년 등으로 대상을 국한시킨다면 동련이나 파라미타, 대불련 등의 사업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며 “기존 조직의 정책과 중복되지 않도록 분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웅기 부위원장은 “포교나 교육과 같은 부분은 총무원 각 부서에서 할 일이다. 우리는 현장에서 발로 뛰는 분들이 불교를 더욱 자신 있게 알릴 수 있도록 사회적 풍토와 여건을 만들어내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미래가 설정되지 않은 어린이부터 20대 청년 비불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을 듣는 게 순서다. 그들이 곧 미래의 사회주도층이기 때문”이라며 대상 범위를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 역할과 관련해서는 아동 콘텐츠 개발과 군포교 등 불교계 현안을 비롯해 지자체와 연계한 대사회적 활동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으나 회의 말미에는 ‘종교를 초월한 사회적 접근’으로 압축됐다.

백년대계본부 사무총장 일감 스님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를 예로 들어 “사회노동위는 세월호 참사 이후 오랫동안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 했다. 종교를 초월해 신뢰가 쌓였고 세월호를 인양한 뒤에도 가족들의 지지를 받으며 활동할 수 있었다”며 “이는 단순히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를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노력이 사람들을 불교와 잇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불교가 처한 현실을 되돌아보는 반성과 성찰도 이어졌다.

중앙종회의원(직할교구) 법원 스님은 소위 ‘산토끼 집토끼’ 비유를 들어 “불교인재들도 제대로 못 챙기고 있는 상황에 교계를 벗어나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맞는지 걱정이다. 이미 불교계에 인재가 많은데 집토끼를 관리하지 못한 것부터 고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채은 부위원장은 “젊은 불자들은 불교계 관련 기관에서 일을 하는 것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 불교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일한 만큼 보람과 대가를 받을 수 있는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월급은 제대로 받느냐’고 묻는 친구들도 있다. 단순히 젊은이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든다고 해서 호응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90분 동안 열띤 토론을 이어간 위원회는 차기 회의서 더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고 회의를 마무리했다. 아울러 6월 미래세대 및 관련전문가 간담회를 시작으로 7월 연구과제(종책·청년이슈 개발) 설정, 위원후보 확정 및 접촉 등을 순차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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