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대행선연구원, 5월 19일 제1회 학술대회 '성료'

대행선연구원은 5월 19일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대행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학술대회의 논문을 발표한 학자들 사진 위 왼쪽부터 이평래 대행선연구원장, 김광식 동국대 특임 교수, 김호귀 대행선연구원 연구원. 사진 아래 왼쪽부터 박소령 대행선연구원 연구원, 차차석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토론 모습.

“네 안의 한마음, 바로 그것이 네가 찾는 붓다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행선이다.”<이평래 원장>

“대행선은 달마로부터 전승돼 온 조사선풍의 바탕인 본래성불 사상에 닿아 있음을 고찰할 수 있다.”<김호귀 연구원>

‘한마음 주인공 관법’이라는 생활선 수행으로 중생 교화에 힘쓴 묘공당 대행 선사(1927~2012)의 선사상을 학술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대행선연구원(원장 이평래)은 5월 19일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대행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행 선사 탄신 90주년 맞아
이평래 원장 등 교계 학자들
대행선 사상 연원·특징 고찰
본래성불·여래장서 접점 확인
“법성종·남종선 근거해” 주장
행적 통한 ‘혁신불교’ 조명도

대행 선사 탄신 90주년 및 열반 5주기와 연구소 개원을 맞아 개최한 이날 학술대회는 ‘대행선’ 연구와 대행 선사 가르침 홍포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날 참여 학자들은 대행 선사의 선법(法) 및 한마음 사상에 대한 연원과 교리적 근거 등을 분석·고찰했다.

공통적으로 학자들은 “한마음의 원리를 종지(宗旨)로 삼고, 주인공(主人空)의 편재(遍在)를 본체(本&#20307;)로 삼으며, 오공법(五共法)의 실천을 묘용(妙用)으로 하여 각각 종과 체와 용의 구조로 이뤄져 있다”고 대행선을 구조적으로 분석했다.

이런 구조에서 학자들은 교리적 근거와 사상적 연원을 찾았다. 이평래 대행선연구원장은 대행 선사의 한마음을 사상적으로 가장 잘 드러낸 것을 <대승기신론>의 ‘여래장 사상’이라고 봤다.

그는 “<대승기신론>은 한마음을 주체로 하여 구성되어 있으며, 중생의 본바탕을 진여 법신이라는 전제 아래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본디 중생의 바탕이 붓다이므로 밖에서 붓다를 찾을 것이 아니라, 자신이 붓다임을 굳게 믿고, 자신의 내면을 관하라는 대행선의 가르침도 이와 같은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행 선사가 한마음을 실체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대행 선사의 한마음을 실체라고 비판하는 것은, 법신·보신·응신의 삼신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행선연구원은 5월 19일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대행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전 발표자와 토론자가 종합토론에 나선 모습.

김호귀 대행선연구원 연구원은 조사선을 바탕으로 한 ‘본래성불’ 사상이 대행선 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호귀 연구원은 “대행 선사의 법어에는 근원적 한마음의 원리가 설명돼 있는가 하면, 때로는 본래적 주인공의 관법으로 수행되고 있으며, 때로는 평등적 오공의 공동체 의식으로 실현된다”면서 “대행선에서 본래성불 사상이야말로 이들 상호간의 유기적인 구조일 뿐만 아니라 중생 자신이 본래 부처였음을 확신토록 하는 수행법의 근거”라고 강조했다.

<대승기신론>에 나타난 일심(一心)사상과 대행 선사가 주창한 ‘한마음’에 대한 교리적 상관관계도 조명됐다. 박소령 대행선연구원 연구원은 “대행 선사는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무조건 놓고 지켜보는 실천법인 주인공관을 제시해 대중들이 일체가 한마음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용이하게 자각하도록 했다”며 “한마음 사상은 생활불교 강조로 이어져 현대의 대중들에게 불교가 어려운 이론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생활 속에서 바로 실천하는 실천사상”이라고 강조했다.

대행선연구원은 5월 19일 안양 한마음선원서 ‘대행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참석 내외빈과 사부대중이 삼귀의를 하고 있는 모습.

대행선에 대한 대략적인 선종 계보 분석도 나왔다. 이평래 원장은 대승불교를 천태종·삼론종·선종이 주류를 이루는 법성종(法性宗)과 아비달마·유식 등이 속한 법상종(法相宗)으로 분류하고 대행선은 ‘법성종’을 기반해 출발한 선종에 충실함을 역설했다.

이평래 원장은 “법성종을 기반한 대행선은 인간의 본바탕을 붓다와 같은 한마음으로 본다. 한마음을 진여·불성과 같이 보기 때문에 인간 자체가 붓다라는 것”이라며 “대행 선사의 가르침은 붓다를 찾아 떠돌지 말고 네 안에서 붓다를 찾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차석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는 대행선은 현실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달마의 <이입사행론>과 통한다고 봤다. 수행과 현실을 둘로 보지 않고 현실에 참여해 자비를 구현하는 것이 수행의 완성이며, 이입으로 가는 길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 대행 선사의 오공의식이라는 것이다.

세미나 토론광장에는 참석 대중과의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됐다.

그는 “달마의 <이입사행론>과 대행 선사의 오공의식을 대비할 때 상통점이 많은 것은 대행 선사 역시 남종선의 사상적 연장선상에 서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대행 선사의 행적을 좇아 그 안에서 담긴 ‘혁신불교’를 조명한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의 논문도 눈길을 끌었다. 김광식 교수는 대행 선사가 활발히 활동한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약 30년의 기간을 세 부분으로 나누고 공과를 분석했다.

그는 “대행 선사의 불교혁신은 기복 및 경전 중심에서 참선 중심의 포교, 소외자 중심의 포교, 선법가로 지칭된 음악 포교, 서적 및 미디어를 활용하는 적극적인 포교, 일원상(一圓相) 수용, 참선의 독창성 등을 거론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대행 선사의 활동은 기존 주류 종단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혁신불교적인 흐름의 기조 하에서 전개됐다”고 밝혔다.

조계종 원로의원 인환 스님이 축사를 하고 있다

종단 원로 등 사부대중 1천명 참여

이와 함께 학술대회에 앞서 진행된 개회식에는 조前동국대 역경원장 월운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인환 스님,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 포교원장 지홍 스님, 동국학원 이사 법산 스님,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을 비롯해 (재)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과 선원 문도 스님, 박종수 현대불교신문 사장 등 사부대중 1천여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마음선원 주지 혜원 스님은 (재)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이 대독한 환영사를 통해 “지난해 8월, 선원에서는 ‘대행선연구원’을 발족해 한마음의 원리를 설파하신 스님의 행적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연구해 스님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일의 초석으로 삼으려 한다”며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새롭게 조명하는 자리가 될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학계간 교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대행선연구원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종단 원로와 내빈들의 축사도 이어졌다. 前동국대역경원장 월운 스님은 “대행 선사는 불세출의 수행자다. 드문드문 나오는 사람이 아니라 아주 오랜만에 나온 수행자”라며 “자주 접하진 못했지만 수행과 포교·전법을 한 내용을 전해들으며, 참으로 배울 게 많은 스님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행 선사의 유지가 사부대중 모두에게 큰 교훈으로 남았으면 한다”며 “대행선 연구를 통해 미래의 대행 스님이 수 백명이 배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계종 원로의원 인환 스님은 대행 선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스님은 “동국대 선학과 교수 재직 시절 박사과정 제자인 혜선 스님을 통해 ‘은사인 대행 선사가 만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마음선원을 찾았다”며 “대행 선사와 오랫동안 법담을 나누며 공양을 했다. 그때 느낀 것은 제자들의 교육과 성장에 많은 관심이 있다는 데 가슴깊이 감동했다”고 술회했다.

이어 “활동을 시작한 대행선연구원을 비롯해 선원의 지원장, 문도 스님들이 각자 자리에서 불사를 일으키고, 포교·전법할 때 대행 선사의 유지를 바로 받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축사에서 “오늘 대행선연구원의 제1회 학술대회를 계기로 대행 선사의 가르침이 전통적인 불교사상과의 연관성 속에서 조화로운 위상이 정립되고 ‘한마음’과 ‘오공’의 실천정신이 이 세상보다 널리 선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축사에서 “한마음선원은 국내외 전법, 포교에서 가장 모범되는 곳”이라며 “대행선연구원이 대행 선사의 정신을 잘 선양해 한국불교 포교와 전법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전국비구니회장 육문 스님도 축사를 통해 “대행 선사 열반 5주기 추모학술세미나를 계기로 비구니 승가 더욱더 화합하고 한국 비구니 승가 교육이 수행과 자비실천에 전념하면 등불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세미나 패널들의 발표논문을 살펴보는 한마음선원 신도들의 모습
이날 세미나에는 1000여 대중이 참석해 대행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표했다.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3층과 4층은 불자들로 가득찼다.
패널들의 발표가 끝날때마다 선원 스님들은 활발한 연구활동을 기대하는 박수로 성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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