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ABC사업단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5종’ 간행

어렵게만 느껴진 고승들의 한문 불서를 한글본으로 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ABC사업단은 “<범망경고적기>, <석가여래행적송·천태말학운묵화상경책>, <법화영험전>, <송계대선사문집·상월대사시집>, <선문오종강요·환성시집> 등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5종’을 간행했다”고 5월 17일 밝혔다.

‘한국불교전서 한글화’는 동국대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ABC)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체 14권 총 324종에 달하는 문헌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것이다. 사업단은 지난 2010년부터 한글본 한국불교전서 총 300권 발간을 목표로 역주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5종을 발간하는 성과를 냈다.

신라의 고승 태현이 찬술한 <범망경고적기>는 <범망경> 주석서로, 이는 법장의 주석서를 넘어선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묵 무기가 저술한 <석가여래행적송>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와 불교 전래사를 2권으로 기록한 저술이며, 함께 묶은 <천태말학운묵화상경책>은 <석가여래행적송> 가운데 출가수행자들이 경책으로 삼아야 할 다섯 부분을 발췌해 서술한 것이다.

또한, 요원이 저술한 <법화영험전>에는 중국의 동진(東晋) 때부터 당(唐)·송(宋)대까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삼국시대로부터 고려까지를 포함한 총 118가지 영험담이 수록돼 있다. <법화영험전>은 각 이야기의 중심인물과 시대, 장소 등을 밝히고 있어 단순한 설화를 넘어 생생함이 느껴진다.

<송계대선사문집>은 자연을 좋아하고, 산사에서 소요 자재하는 삶을 살았던 송계대사가 머물렀을 사찰의 아미타불, 석가불, 약사여래상, 사천왕상을 표제로 한 일련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상월대사시집>에는 조선 후기 승려들과 그들의 삶, 당시 불교계의 사정 등을 고찰할 수 있는 단서가 담겨 있으며, 조선시대 고승이 북두를 숭배한 최초의 사료상의 등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울러 조선시대 환성 지안(1664~1729)이 짓고, 그 제자 함월 해원(1691~1770)이 편찬한 <선문오종강요>는 육조 혜능의 법계를 이은 다섯 종파, 즉 임제종·운문종·조동종·위앙종·법안종의 핵심 내용(綱要)을 간단히 제시하고 있다.

<환성시집>은 <선문오종강요>를 저술한 환성 지안의 시문집이다. 시 144편과 제자 함월 해원이 쓴 ‘환성 화상 행장’으로 구성돼 있다. 환성의 시는 소박하면서도 정감어린 시어(詩語)들은 어린아이의 동요 같은 느낌을 주고, 때로는 정 많은 노인의 넋두리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ABC사업단은 “이번 도서 간행은 ‘한글본 한국불교전서’의 폭과 깊이가 보다 심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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