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Start Up] 4 - 스타트업 멘토들은 이렇게 말했다

2017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영역의 풍향계도 쉴 새 없이 흔들리는 중이다. ‘스타트업’을 기치로 우리나라 경제는 새로운 성장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 들어서 있다. 이런 국면에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교 스타트업의 가능성에 대해 불교계 안팎의 스타트업 멘토들의 조언을 모아보았다. 이들의 말 속에서 불교계가 나아가야 할 힌트를 얻어보자. 

노덕현 기자 noduc@hyunbul.com

 

비영리사업 위주 활성화 모색

김재춘 가치혼합경영연구소 소장

불교계 스타트업은 ‘삼보(三寶)’에 대한 가치를 중점에 두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불교 팔아 장사한다’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부처님 말씀과 팔정도의 정명(正命)을 토대로 사업과 제품을 개발하고, 그 운영방식은 비록 승가공동체는 아니지만 ‘율장’의 근본 정신을 차용한다면 진정한 ‘불교계 스타트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된다고 불교나 종단의 이름 아래에서 불교적 가치와는 다른 사업(예를 들면, 군수사업, 주류사업, 동물도살사업, 비환경 사업 등)을 하거나, 그 운영의 방식이 성접대, 불법로비, 노동 착취 등을 토대로 진행된다면 어찌 불교 기업이라 하겠는가.

또한 불교와 불교문화를 구분하여야 하며 불교 자체를 사업화하는 것은 많은 논의와 고민이 통해 소극적으로 하여야 하고, 불교문화를 사업화 하는 것은 ‘전통문화의 재해석, 현대화, 대중화’라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이다.

모든 종교는 전국적인 조직망과 우호적 잠재고객들, 그리고 신문, 라디오, TV 등 관련 커뮤니케이션 채널, 공간 등의 물리적 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몇 천 년간 이어져온 유무형의 자산도 가지고 있다. 이것을 ‘올바른’ 불교계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은 불교계가 가진 정보(사람, 물자, 공간, 지식 등)를 공유하는 체계를 갖춰주고, 이 부분을 연계해줄 수 있는 시스템과 조직도 있다면 좋을 것이다.

 

◆ 가치혼합경영연구소는

가치혼합경영연구소는 효율성이라는 영리적 가치와 공익성이라는 비영리적 가치를 융합하여 공익적 활동이 더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컨설팅, 연구전문기관이다. 사회적경제, 비영리, 공공기관, 종교 분야에서 컨설팅, 멘토링, 강의, 연구개발 사업을 주로 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통합적 자문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협동조합 비롯 경제공동체 육성

박주언 사람과사회적경제본부 본부장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 단계를 말한다. 사실 창업 준비기간인 1~2년 전까지와 창업 후 3~5년까지를 보는 시각이 많다. 이중 스타트업이 3년 차가 되면 ‘데드밸리’가 온다. 판로도 막히고 주체도 동력이 떨어지고, 자본도 떨어지는 시기다.

창업아카데미를 운영하다보면 많은 이들이 이런 이유로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특히 불교계는 신도들의 신행활동이란 인식만 갖고 있다가 불교 자산을 활용한 비즈니스라는 개념이 도입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이라든지 판로, 개발비, 네트워크 등이 대규모 자본에 따라 갈 수 없고, 종교에 기반한 아이템을 가진 이들이 있지만 불교에 필요한 지에 대한 시장파악도 아직 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교계에서 개인들이 진행하는 스타트업은 실패 확률이 높다. 자본과 판로 등 ‘데드밸리’를 넘기기 어려워서다. 그렇기에 가급적이면 협동조합 형식이 바람직하다. 유무형의 특성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융합 사업으로 경쟁력 있게 접근하는 것이다.

협동조합은 공동의 가치실현을 기준으로 모인 것이기 때문에 동업 관계도 일반적인 경우보다 원만하다. 동종 업종이든 이종 업종이든 지향하는 사람들끼리 융합을 통해 차별화를 이뤄내야 한다. 결국 불교계에서 스타트업을 활성화 시킨다면 이런 협동조합을 구성할 수 있는 인적 토대, 제도 등을 뒷받침하는 것에 달려있다. 이것이 경제공동체가 되고 재가자 모임이 되어 부처님 당시의 장자계층과 같이 될 것이다.

 

◆ 사람과사회적경제본부는

전신인 조계종 중앙신도회 산하 불교사회적경제지원본부가 개편된 조직으로 불교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포함한 각종 창업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창업아카데미 등을 통해 창업컨설팅을 하고, 자원연계, 네트워크 지원, 도심사찰과 연계한 판로 확대 등도 지원한다. 또 공공기관 지원공모사업이나 사회적 경제 시니어 관련 교육도 맡고 있다.

 

불교사상·콘텐츠 제공, 결국 포교

오승훈 공익마케팅스쿨 대표

불교 스타트업은 불교의 사상적 배경과 일반인들이 접촉할 수 있는 또 다른 창구다. 즉 불교 스타트업이 일종의 포교사다.

불교의 사상적 배경은 먼저 사유와 함께하는 철학적 깊이란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너무 깊고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노화됐다는 선입견도 있다. 불교 스타트업은 이런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4060세대는 기성불교계에서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다. 하지만 2040세대는 다르다. 불교 사상과 문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스타트업은 미래세대 포교를 위한 하나의 좋은 방편이기도 하다.

불교계에서 이런 불교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실패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3년을 넘기지 못한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뛸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사상적 배경을 제공해야 한다. 또 부처님 가르침에 대해 이해가 낮은 불교 스타트업이 있다면 그 가르침을 알려주어야 한다. 기업 운영 과정에서 사상적 배경을 배제할 수 밖에 없지만 지원단계에서 해결한다면 스타트업이 사상적 배경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불교문화와 사상을 활용하는 원천 소스를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 기업은 이런 원천 소스를 기반으로 재가공해 생활에 접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불교 콘텐츠를 정리하고, 활용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불교계에서 필요하다.

 

◆ 공익마케팅스쿨은

공익마케팅스쿨은 ‘마케팅의 공익적 활용’을 이슈로 활동하는 단체다. 2013년 1월 시작된 공익마케팅스쿨은 대학생들에게 마케팅 교육을 하고, 이를 배운 이들이 공익적 활동에 직접 마케팅을 활용한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캠페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드림업 프로젝트’ 등 다양한 단체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불교스타트업으로 사회적 문제해결 가능

양기민 씨즈 청년네트워크 사업단장

불교가 추구하는 가치를 창업을 통해 확대하기 위해서는 ‘아젠다’를 지원하는 임팩트 투자 방법이 있다. 임팩트 투자는 사회 문제이거나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면 이런 과제를 해결하고 싶은 창업 팀들의 제안을 받고,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하면 지원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랜드 계열 스타트업 투자단체인 ‘미스크’(MYSC)가 있다. 미스크는 성장보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고 주로 노인ㆍ장애인ㆍ경단녀ㆍ탈북자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를 진행한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다. 소셜 벤처는 정부가 손대기 어려운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임팩트 투자는 이런 소셜 벤처에 투자해 전체 생태계가 돌아가도록 돕는다.

불교계 입장에서도 창업인에 대한 지원은 정부에서도 많이 하고 있다. 단순히 ‘불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불교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 투자하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사실 창업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이중 불교계 스타트업은 불자들이 활동하는 것, 불교의 가치가 확대되는 것, 불교의 역량들이 확대되는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불교계 스타트업 기업들의 대부분이 사업이 지속되다 보면 외부로 기업 영역이 확대된다. 결국 불교 가치의 확대 방면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런 가치 확대 국면에서 복지의 관점에서 창업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면 가치 투자의 관점으로 가야 한다.

 

◆ 씨즈는

사단법인 씨즈(Seeds)는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다. 씨즈는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육성할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들이 지속 가능하도록 보조하기도 한다. 5년간 300여 스타트업과 사회적 기업이 씨즈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현재 씨즈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민간단체들과 협업으로 꾸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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