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탄 수교 30주년 한국인 특별 관광정책 ‘눈길’

올해는 한국과 부탄이 수교를 맺은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부탄정부는 지난 1월 대표단을 파견해 서울·대전·광주·부산·경주 등을 돌며 수교 30주년 기념 한국인을 위한 특별 관광정책을 발표했다. 본지는 부탄 관광정책과 한국부탄우호협회 산하 부탄문화원(원장 윌리엄 리)이 추천하는 핵심 관광지를 소개하고, 여행자 유의사항 등을 전한다.


‘지구상 마지막 샹그리라’로 불리는 부탄은 행복지수 세계 1위의 나라다. 자유배낭여행을 허가하지 않기 때문에 여행깨나 다녔다는 사람들조차 가보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부탄은 ‘금연국가’ ‘하루 200달러씩 체류비를 내야 관광 가능한 나라’ ‘공장·고속도로·신호등 없는 나라’ ‘대승불교를 국교로 삼는 나라’ 등 여느 나라와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이런 부탄은 올해 한국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6~8월 한국인만을 위한 특별 관광정책을 마련했다. 기존 부탄 여행은 1일 체제비 200달러(호텔·식비·가이드·교통 포함)가 부과됐다. 하지만 이 기간 방문하는 한국인에겐 65달러만 부과된다. 물론 호텔·식비·가이드·교통비는 별도다. 또 항공료 30%, 호텔에 따라 숙박비 50%까지 할인혜택이 주어지며, 싱글차지도 면제된다.

부탄 수도 팀푸에 위치한 붓다포인트. 현 국왕의 즉위를 기념해 팀푸 전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세운 높이 51.5m의 석가모니불 좌상이다.

부탄 핵심관광지

수도 팀푸(Thimphu)

인구 약 10만 명이 거주하는 부탄 최대도시이자 수도인 팀푸는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3대 왕을 기리며 세운 메모리얼 초르텐 기념비 △나란다 대학 시절 경전을 그대로 간직한 부탄국립도서관 △12세기에 지어져 많은 이적을 일으킨 부탄 관음성지 창강카사원 △부탄의 국조 샵둥나왕남곌 스님이 창건한 체리사원 △현 국왕의 즉위를 기념해 팀푸 전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세운 높이 51.5m의 석가모니불 좌상 붓다포인트 등이 볼거리다.

히말라야 절벽에 자리 잡은 파로 호랑이굴 탁상사원. 부탄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 하나다.

파로(Paro)-호랑이굴 탁상사원

부탄·티베트·몽골·네팔·인도 등 히말라야 전 지역에서 제2의 석가모니로 추앙받는 파드마삼바바가 8세기에 암호랑이 등에 올라타 악귀를 물리친 후 명상을 했다고 전해지는 사원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 탁상(호랑이)사원이 바로 파로에 있다. 탁상사원 내부에서는 말하는 파드마삼바바 불상, 미타전, 관음전, 수행동굴 등 다양한 전각과 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 백두산 천지 해발과 비슷한 2,700m 고지에서 트래킹을 시작해 해발 3,200m 지점에 위치한 탁상사원까지 가는 길은 소나무길을 지나 가파른 암석길을 지나야 한다. 이후 계곡 너머로 1,000년을 넘게 히말라야 절벽을 지켜온 탁상사원이 고개를 내민다.

부탄 내 가장 아름다운 종(Dzong)인 푸나카종.

푸나카종(Punakha Dzong)

부탄에는 특이한 ‘종(Dzong)’이라는 건물이 있다. 이것은 요새·사원·성 등 다양하게 번역되는 부탄만의 독특한 건물이다. 지역을 관할하는 시청 역할을 수행하며, 법원과 의회가 들어서 있다. 특히 불교국가답게 지역 관할 사찰도 종 내부에 위치한다. 도시 이름을 따 푸나카종, 파로종 등으로 부르는데 부탄 전역의 수십 개 종 중 푸나카종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는다.

1637년에 세워진 푸나카종의 본명은 ‘풍땅데첸포땅종(Pungtang Dechen Photrang Dzong)’이며, 직역하면 ‘대행복의 궁전’이라는 뜻이다. 부탄의 국조 샵둥 스님이 창건해 모든 부탄인들에게 신성시되는 종이며, 기후가 온화한 지역에 있어 부탄 국사인 제켄포 스님의 겨울 주석 사원이기도 하다. 아버지강 포추와 어머니강 모추가 만나는 지점에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어 푸나카종을 바라보며 즐기는 래프팅이 묘미다.

히말라야 제2석가모니 파드마삼바바의 불상.

타킬라(Takila)

파드마삼바바의 가장 큰 불상이 조성된 곳이다. 높이 53m로 연화대 12m, 불상 얼굴만 4.2m에 달한다. 최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바라’의 감독이자 부탄 동자승들의 축구열망을 담은 영화 ‘더 컵’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스님 종사르켄체 린포체가 3개월간 대관정법회를 한 곳이기도 하다.

부탄 여행 유의사항

#특별관광정책이 적용되는 6~8월은 부탄의 우기에 해당한다. 비수기이므로 다른 시즌 방문 때보다 20~30% 비용 절감 효과는 있지만 더 좋은 풍경의 부탄을 만나고자 한다면 봄·가을을 추천한다.

#올해 특별관광정책으로 수많은 한국·부탄여행사가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일이 많다. 이 경우 환경이 좋지 않은 숙식을 제공받을 수 있으니 유의하자. 가장 일반적인 7박8일 방콕경유의 경우 250만원 미만이라면 주의하는 게 좋다.

#부탄은 불교국가이므로 사원이나 공공기관에 들어갈 때 여성은 민소매나 짧은 치마를 금하며, 남성도 짧은 라운드 티셔츠는 금지된다.

부탄문화원은…

윌리엄 리 부탄문화원장

자립적 고립주의라는 외교정책을 취한 부탄왕국은 정식으로 수교 맺은 나라가 많지 않다. 이에 부탄정부 외교부는 각 국가별로 우호협회를 인증해 두 나라간 민간 가교역할을 한다. 한국에는 1982년 한국부탄우호협회가 발족했다. 부탄문화원은 2011년 설립돼 문화적 가교역할을 맡고 있다. 불교박람회·연등회·푸드쇼 등에 참여해 한국 내에서 부탄을 알리며 교류하고 있다.

부탄문화원은 2012년부터 매년 봄·가을에 부탄 정기순례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여행사를 통한 관광상품과는 달리 부탄 현지 템플스테이, 역사·설화 설명, 현지 법회 참석, 미공개 무문관 내 수행체험, 부탄 농촌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올해에는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성지순례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윌리엄 리 부탄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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