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1년 부처님오신날 10만 연등 장엄

부처님 가르침 따라 차별 없는 세상 서원

남녀노소 30여만 명 종로 운집
장애인·외국인 참가자 늘어나
전통문화마당엔 힐링체험 각광
“환한 얼굴이 세상 밝히는 등불”

길거리를 수놓은 10만 연등불빛 아래 만 중생 얼굴엔 미소가 번지고 너와 나 둘이 아닌 ‘동체대비’ 평등사상이 사회 곳곳에 전해졌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자승, 이하 봉축위)가 4월 29~30일 서울 종로 일대서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불기2561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는 예년보다 더욱 다양한 계층의 참가자들이 몰려 화합을 기원해 눈길을 끌었다.

29일 저녁 봉축행사의 가장 큰 볼거리인 연등행렬에서는 남녀노소, 장애인·비장애인, 외국인 등 30여만 명의 참가자들이 등을 환히 밝히며, 하늘 위·하늘 아래 모든 존재가 존귀함을 강조하신 부처님 가르침을 다시금 떠올렸다. 특히 장애가족을 돕는 승가원과 시각장애인을 지원하는 연화원, 조계종사회복지재단 등 각종 복지단체·사찰을 비롯해 미얀마·네팔·스리랑카·베트남·태국 등 세계불교단체가 함께해 ‘더불어 사는 사회’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올해 연등행렬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장엄등과 캐릭터등, 개인등 등 다양한 등이 길거리를 장엄했지만 그 중에서도 부처님 얼굴에 영상모니터를 달아 아이들의 얼굴사진을 번갈아가며 보여준 조계사 장엄등이 압권이었다. 아울러 부모들이 유모차를 끌며 연등행렬에 동참해 미래세대 포교 위기에 처한 한국불교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연등행렬에 이어 종각 특설무대서 열린 회향한마당은 부처님 탄생을 찬탄하는 축하공연과 화합을 도모하는 강강술래, 대동율동 등이 펼쳐져 환희로 가득 찬 사바세계를 연출했다. 불자국악인 남상일 씨의 사회아래 울려 퍼진 연등회의 노래와 연등회의 대미를 장식하는 꽃비는 행사장 일대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같은 날 오후 동국대 대운동장서 개최된 어울림마당에서는 각 사찰 어린이·청소년·청년 연희단 30여 팀이 다채로운 봉축율동을 뽐냈다. 이후 거행된 봉축법회서는 모든 이들의 행복을 염원하는 대규모 의식이 펼쳐졌다.

이 자리서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마음의 빛으로 세상의 어둠을 걷어내고자 서로 맞잡은 손으로 등불을 높게 들고 힘차게 걸어가고 있다. 심성으로 밝힌 빛은 내가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하고, 바로 곁에 이웃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서로 기대고 어우러져 있음을 깨닫게 한다”면서 “환한 얼굴이 모여 세상을 밝히는 가장 밝은 등불이 돼준다. 이를 통해 행복과 여유를 나누는 것이 더없는 덕행을 이루는 것임을 배우고, 진솔한 마음으로 내가 곧 삶의 주인임을 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온 국민이 행복하고 온 국토가 평안한 가운데 지구촌의 평화를 이끌어 가는, 무한생명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모두”라며 “모두가 행복하고 상부상조하며 상호 존중하고 감사하는 평화로운 세상으로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사부대중은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이 대표 봉독한 발원문서 “나와 남을 구별하고 자기만을 위하는 애착심을 버리고,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며 화합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과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는 각각 기원문을 통해 동체대비의 마음으로 사회 어두운 곳에 자비광명을 밝혀 서로 존중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 것을 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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