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범어사 원효암서

49재를 봉행하는 모습. 이날 법회에는 범어사 방장 지유 스님, 주지 경선 스님, 범어사 국장 소임 스님들과 안국선원 선원장 수불 스님, 김해 길상사 주지 혜수 스님을 비롯해 200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여했다.

지난 3월 10일 좌탈 입적한 범어사 원효암 입승 현우 스님의 49재 추모 법회가 엄수됐다.

범어사 원효암은 4월 27일 경내 무량수각에서 현우 스님의 49재를 봉행했다. 이 날 법회에는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스님, 주지 경선 스님, 범어사 국장 소임 스님들과 안국선원 선원장 수불 스님, 김해 길상사 주지 혜수 스님 및 사부대중 200여명이 동참했다.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지유 스님은 추모법어를 통해 현우 스님의 생전 모습을 회고하며 참가한 신도들에게 ‘인생무거무래 역무주(人生無去無來 亦無駐)'의 의미를 설명하고 수행 할 것을 당부했다.

방장 지유 스님은 추모 법어에서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생명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셨다. 여러 제자들 가운데 한명이 숨 한번 내쉬고 마시는 것에 있다고 답했고 부처님께서는 그 말씀에 맞다고 답하셨다”며 “현우 스님은 임종 전 병환으로 고생을 하셨지만 마지막 순간에 앉아서 숨을 거두셨다. 불교에서는 마지막 임종 모습으로 평생의 수행을 평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생전 스님께 신도들이 스님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하고 물으니 돌아온 답이 ‘인생무거무래 역무주(人生無去無來 亦無駐)라고 했다. 내가 가기는 어디로 가는가? 본래 그 자리이다’라고 했다”며 “이 뜻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우 스님의 속가 동생인 김해 길상사 주지 혜수 스님은 "이 다포는 오늘 49재에 와 주신 여러분을 위해 현우 스님께서 마련해 주신 선물이다"며 "생전 하셨던 말씀을 담아 두었다. 항상 본래 그 자리라고 하셨던 그 가르침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우 스님의 속가 동생이며 김해 길상사 주지인 혜수 스님은 49재를 마친 후 참석해 준 신도들에게 눈물과 함께 그리움을 삼키며 감사의 인사말을 남겼다.

“속가 형님이기도 하신 현우 스님께서는 어릴 적 일찍 출가를 하셔서 저는 홀로 속가 어머님 가시는 길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깊이 맺힌 것이 있었는지 현우 스님 보내드릴 때는 많은 분들을 모셔서 인사 하고 보내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와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할까요?라는 질문에 누가 멀리 가느냐며 항상 본래 그 자리다라고 가르침 주셨던 그 말씀 기억하고 저희도 수행정진을 놓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참가한 신도들이 혜수 스님의 이야기를 경청하다 흐르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함께 울고 스님을 그리워했다.

현우 스님은 1951년 8월 3일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다. 전 범어사 주지 선용 스님을 은사로 1975년 출가해 1984년부터 2017년 입적 전 까지 범어사 원효암에서 방장 지유 스님의 가르침 아래 수행 정진 했다. 현우 스님은 전립선 뼈암으로 투병 생활을 이어 오다 임종 직전 병상에서 일어나 호흡기를 떼고 좌탈 원적에 들었다. 세수 67세. 법랍 43세.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