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선원 대행 스님 5주기 추모다례재 봉행…‘뜻으로 푼 금강경’ 음반 봉정

 

한마음선원 재단이사장 혜수 스님이 '뜻으로 푼 금강경' 음반을 대행 스님 진영에 봉정하고 있다.

“글을 외워서 배우라는 게 아니거든요. 외워가지고 그 외운 거는 다 버리더라도 그 뜻을 읽다보면 때에 따라서 어떠한 환경의 지배를 받게 되면 생각이 나거든요.” - 대행 스님

추모 영상 속에서 ‘경전의 글자를 외우는 데 치우치기 보다 그 뜻을 새겨야 한다’는 대행 스님의 생전 법문이 흘러나오자, 법당에 모인 대중들 사이에서는 눈물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엄숙한 분위기도 잠시,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대중들은 힘차게 금강경 독송을 이어갔다.

 

열반 5주기 맞아 <뜻으로 푼 금강경> 음반 제작

3000여 대중 합송하며 가르침 되새겨

“법음 온누리에 퍼지길” 기원

 

여러 방면에서 근현대 한국불교를 선도해 왔던 대행 스님의 열반 5주기를 맞아 4월 26일 한마음선원 안양 본원에서는 본원과 부산, 대구, 광주, 태국 등 국내외 지원에서 온 3000여 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다례재가 엄수됐다. 특히 이날 다례재에서는 대행 스님의 ‘뜻으로 푼 금강경’ 음반이 봉정됐다.

다례재에는 본원과 부산, 대구, 광주, 태국 등 국내외 지원에서 온 3000여 대중들이 참석했다

다례재는 예불에 이어 음반 봉정, 고불문 봉독, 헌향 및 헌다 헌화, 추모영상 상영, 금강경 독송 등으로 진행됐다.

“첫 소절을 시작하면 부산했던 마음이 어느새 집중이 되면서 독송하고 있는 저를 볼 수 있어요.”

다례재 중 상영된 추모영상에서는 대행 스님이 부처님 가르침의 뜻을 글자로 알려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 법문과 함께 뜻으로 푼 경전을 접한 불자어린이들의 소감과 매일 출퇴근 차량에서 금강경을 독송하는 것으로 수행을 삼는 선원 신도들의 사연이 소개돼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혜수 스님이 고불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마음선원 재단 이사장 혜수 스님은 고불문을 통해 “은사이신 대행 선사께서 뜻으로 풀이한 우리말 금강경을 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의 독송으로 음원을 만들어 널리 세상에 전하게 되었음을 고하옵니다”며 “뜻으로 새겨 실생활에 활용하게 하고자 스님께서 지혜의 눈으로 풀이 하셨으니, 소리로 만들어 전달함에, 이 법음이 온누리에 두루퍼져 마음 속 무명번뇌는 보리심으로 깨어나고 삼독심은 대자비로 화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뜻풀이 금강경 음원을 녹음한 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의 선창을 따라 대중들은 1시간여 동안 금강경 합송을 진행했다. 독송 소리가 선원에 울려퍼지는 가운데 선원 신도들은 대행 스님 진영에 차례로 헌화를 했다.

음반을 녹음한 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 스님은 많은 이들의 정성으로 인해 이번 음반이 나올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인묵 스님은 “평소 대행 스님의 구법수행과 포교원력을 많이 들어왔던 차인데 이렇게 인연이 되었다. 뜻풀이 금강경에 담겨있는 스님의 깊은 뜻을 잘 드러내지 못했을까 송구한 마음도 든다”라며 “사실 우리말 경전에 음운을 붙이는게 쉽지 않았다. 음반이 나오게 많은 이들의 정성이 있었고, 큰스님의 가피가 있어 나오게 됐다. 눈으로도 보지만, 음성을 통해서도 금강경의 깊은 지혜를 많은 사람들이 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례재에 참석한 불자대중들이 '뜻으로 푼 금강경'을 독송하고 있다.

외빈으로 참가한 청암사 회주 지형 스님은 “대행 스님께서는 밖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자기 마음을 살피라고 하셨다. 스님이 금강경을 뜻으로 푸신지 20년이 돼가는데 이제 이렇게 녹음이 돼서 나와 어디를 갈 때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으니 좋으실 듯하다”며 “스님의 가르침을 잘 새겨 한마음선원을 시작으로 온 세계에 평화와 자비광명이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다례재에서 봉정된 ‘대행 스님의 뜻으로 푼 금강경’은 한마음선원 홈페이지(www.hanmaum.org)에서 e-book 및 Mp3 음원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삼천대천세계 아니 닿는 곳 없이 두루하시며

만 중생을 건지시고자 자비로서 나투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한마음선원 사부대중은

은사이신 대행선사 열반 5주기를 맞이하여

스님께서 뜻으로 풀이한 우리말 금강경을

대한불교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스님의

독송으로 음원을 만들어

널리 세상에 전하게 되었음을

일체 부처님 전에 고하옵니다.

 

부처님께서 삼천 년 전에 낱낱이 밝혀 놓으신

진리의 말씀, 무한량의 보배를

시대에 맞춰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하고

뜻으로 새겨 실생활에 활용하게 하고자

스님께서 지혜의 눈으로 풀이하셨으니

이 같은 부처님의 위없는 가르침을 받들어

만 생명 공한 이치 깨치기를 원하옵니다.

 

이제 저희들은

은사스님의 ‘뜻으로 푼 금강경’을

소리로 만들어 전달함에

이 법음이 온 누리에 두루 퍼져

마음속 무명 번뇌는 보리심으로 깨어나고

삼독심은 대자비로 화하여서

본래 공한 근본 자리 깨닫는 수행으로

영원한 대 자유인의 길을 걷고자 하오니

시방세계 일체 부처님께서는

이 청정한 불사를 증명하여 주시옵소서

-고불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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