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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항상 아프게 하는 ‘나’를 위한 위로새집 줄게, 헌집다오
지오 스님 지음 / 쌤앤타커스 펴냄 / 1만 4천원

들끓는 감정과 다투지 않는 비결 설명

우리 이웃들과의 마음 치유 사례 소개

스트레스 잠깐 내려놓는 기술도 제시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에 겪은 상처가 있다. 그 것은 트라우마가 되어 자존감을 훼손하고 수많은 인간관계를 삐걱거리게 한다. 일그러진 자아로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아픔과 갈등이 반복된다. 내가 나를 시시때때로 아프게 한다면, 꼭꼭 숨겨둔 내 안의 상처를 만날 시간이다. 미처 자라지 못한 ‘내면의 아이’를 보듬어줄 때다.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를 쉽사리 대면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당당히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이. 명상심리상담센터 ‘쉼’의 원장이자 전남 무안 봉불사 주지인 지오 스님이다. 그는 ‘상담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하나’라는 생각으로 상담 공부를 시작한 이래 어느덧 천 번이 넘는 상담을 진행했다. 광주불교방송 ‘그대가 꽃입니다’라는 프로그램서 마음 상담에 관한 이야기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마음 상담이란 낡고 칙칙한 집에서 밝고 산뜻한 새집으로 이사하는 것과 같다. 왜곡된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의 집을 짓는 일이다. 지오 스님은 그 작업을 위해 기꺼이 내담자들의 어머니가 되어 응어리진 아픔에 공감하고 상처를 어루만져 준다. 자신의 깊은 상처를 드러내거나 이미 지나간 일을 들춘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 몸이 아프면 곧장 병원에 가듯이 마음이 아플 땐 치유가 필요하다. 어렵고 힘든 삶 속에서 헤매고 있다면, 자존감을 키워 세상을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싶다면, 지오 스님과 함께 상쾌한 마음 치유 여행을 떠나보자.

〈새집 줄게, 헌집 다오〉는 우리 이웃들의 마음 치유 사례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상처를 대면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게 됐는지 소개한다. 엄마의 정서적 협박에 시달리는 아들,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 착한사람 콤플렉스를 가진 청년, 남편의 외도를 알아버린 아내, 우울증과 불안 장애에 시달리는 여인, 싸움이 잦은 부부, 공황장애로 고통받는 직장인, 남들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상사… 등등. 책에서 만나는 이들은 내 가족 혹은 숨기고 싶은 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실제 상담에 적용된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내담자가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를테면, 심리적 갈등을 겪는 사람의 경우 갈등하는 두 개의 자아를 불러내 대화를 나누게 함으로써 스스로 타협점을 찾게 한다. 또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빈 의자 기법’을 적용해 분노를 긍정적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기에 더해 일상서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 16가지를 소개한다. ‘버럭 화가 올라올 때’ ‘생각이 너무 많아 괴로울 때’ ‘나를 격려해주고 싶을 때’ ‘스트레스가 나를 힘들게 할 때’ ‘미운 사람도 끌어안아야 할 때’ 등등 현대인들의 일상적인 고민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일차원적인 조언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잠깐씩 내려놓는 기술을 알려준다. 감정이 들끓을 때 언제든 책을 펼쳐보며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다.

저자는 심리상담가이기 이전에 출가한 지 30여 년이 지난 수행자로서 사람과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본인이 경험한 아픔과 고민 등도 마음 치유의 재료로 기꺼이 내어놓고 독자에게 충고하기보다 우리 이렇게 한번 해보자고 다정하게 안내한다.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가르침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상처의 치유만이 아니라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던 힘을 스스로 찾아내 회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 힘을 한번 깨닫게 되면 우리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고,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다. 힘들고 괴로운 일을 마주할 때마다 ‘그러려니’ 하면서 내려놓을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게 해준다.

‘내 안에 있는 두 마리 개’ ‘네 명의 아내’ ‘밧줄에 매달린 장님’ 등 고귀한 진리를 담은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불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지만 결코 종교의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책 곳곳에서 만나는 전미경 작가의 압화 작품이 마음에 잔잔히 스며들어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된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 관계 맺기가 어려운 사람, 열등감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 읽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 털어놓기 힘든 고민이 있을 때, 내 마음에 안 드는 누군가로 인해 속상할 때 읽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마음이 상쾌해질 것이다.

인경 스님(목우선원 명상상담평생교육원장)은 추천사를 통해 “지오 스님은 많은 사람의 아픔과 고민을 현장에서 오랫동안 경청하고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런 결과가 이 책이다. 한 송이 꽃을 피우기까지 많은 노력과 성찰이 뒤따른 작업임이 분명하다. 어떤 치유든지 결국은 상담자의 인품이 묻어난다”며 “책 곳곳서 타인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관세음보살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들의 아픔에 기꺼이 다가가는 마음, 어떤 판단도 미리 하지 않고 충분하게 경청하는 지오 스님의 열린 마음이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일 기자  kimji42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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