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당신 이미 행복이니

 

광원 환성 지음|아름다운 인연 펴냄|1만 5천원

세종시 장군산에는 폐사된 암자를 복원해 창건한 절 하나가 있다. 아담하지만 품 넓은 사세를 자랑하는 영평사(永平寺). 이 절 주지 환성 스님은 절 이름인 ‘영평’이 ‘영원한 행복’, ‘불멸의 행복’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행복, 그것은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의 최대 화두이다. 인간은 물론이거니와 작은 미생물마저도 추구하는 것이니 말이다. 스님은 지구상 모든 생물의 진화가 결국 자신의 행복 추구에 기반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씀하신다. 틀린 말이 아니다. 진화란 자신에게 닥친 환경으로부터 오는 고통을 여의고 편안하고자 하는 목적일 테니 말이다. 우리 인간의 경우도 그렇다. 인간 삶의 목표는 결국 ‘행복’에 있다. 하지만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우리는 돈을 많이 버는 것, 직장서 성과를 높이는 것,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것 등등 각각의 기준에 의해 매순간 쉴 사이 없이 달려간다. 그 결과 어떤 성과를 누리지만, 또한 스스로에게 질문하곤 한다. 진정 행복하냐고 말이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은 크게 다섯 욕구를 채우면 행복을 느낀다고 말하셨다. 이름하여 ‘오욕락(五欲樂)’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제아무리 채워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오욕락의 함정은 곧 우리 삶을 구속하는 굴레이다. 그 굴레 속에서 우리는 끝없는 고통을 맛본다. 그러므로 오욕락은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없다. 그럼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환성 스님은 당연히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껏 우리의 삶 속에서 작용한 기존의 의식, 가치관을 갈아치운다면 말이다. 스님은 기존의 물적(物的) 가치관을 영적(靈的)인 데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금의 시대에 물질적 가치를 외면할 수도 없다. 하지만 또한 방법은 있으니 자신이 가진 물질적 가치를 공유하고, 나누는 노력을 하면 곧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나눔은 ‘나’, ‘내 것’이 있다고 여기는 이기심(我相)과 그로 인해 생긴 우리 마음의 탐진치 먹장구름(三毒)을 여의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하여 이미 밝게 빛나고 있는 우리의 참마음을 본래의 부처마음으로 회복함으로써, ‘나’와 ‘너’를 분별하는 마음을 버려 모든 존재가 부처의 종자를 지닌 소중한 생명임을 깨달음으로써 ‘영원한 행복’(永平)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환성 스님의 글은 궁극적으로 ‘나와 이웃 생명 모두가 영원히 누릴 행복’, 그 하나의 목표로 이어진다. 경전에 담긴 부처님의 말씀과 일화, 선사와 거사의 게송에 더불어, 자신이 겪은 실화 등에 대해 사색하며, 불자를 포함한 모든 대중들이 진정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길 바란다. 특히 이 땅위의 모든 존재들은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존재임을 알고,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행복’은 이 세계의 모든 이웃 생명을 위한 ‘행복’이라는 점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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