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백년대계본부 4월 18일 공식 출범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출범식 및 2017년 제1차 사부대중공사에 참석한 위원들이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종단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불교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백년대계를 모색하는 조계종 공식 기구가 출범했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공동본부장 도법·호성·금곡)는 4월 18일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서 ‘한국불교 백년대계를 위한 2017년 제1차 사부대중 공사’를 봉행하고, 본부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백년대계본부는 조계종이 올해 신년기자회견서 밝힌 주요 종단과제 중 하나로 기존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를 계승·전환한 총무원장 직속기구다. 본부 산하에는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일감)·대중공사추진위원회(위원장 호성)·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종책개발위원회(위원장 금곡)·미래세대위원회(준비위원장 심산) 등 5개 조직을 두고 있다. 신설조직인 종책개발위는 중앙종회의원들을 중심으로 꾸려졌으며, 미래세대위원회는 준비위원회를 통해 위원 초빙에 나설 계획이다.

출범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치사를 통해 “앞으로 우리 종단은 더욱 근본적이고 오래 묵은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바로 공동체 기본 구성요소인 스님과 신도, 사찰과 관련한 근본문제이며 종단 운영시스템에 대한 사항이다. 종단 각종 통계가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면서 “한 해 출가자가 156명으로 연간 출가자 총인원 200명 선이 무너졌다. 출가자 평균연령은 40대이고, 승려 중 50대 이상이 70%에 이른다. 출가인원 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신도들 현황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국불교가 직면한 현실을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엄중하고도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백년대계본부를 구성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며 “진지한 경청과 탁마를 통해 찾아가는 백년대계본부의 소중한 의미와 앞으로의 실천이 우리 종단과 사부대중, 그리고 우리사회 앞길을 환하게 열어주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백년대계본부 공동본부장 호성 스님은 “현대인들이 명상과 수행, 힐링 등 종교적 욕구가 높은 반면 제도화된 기존의 종교로부터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높아진 종교욕구에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기회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며 “사부대중이 주체가 되는 불교, 대화와 토론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불교, 집단지성이 역동하는 불교의 길을 가야 한다. 당장은 역량도 미약하고 대중의 신뢰도 부족하지만 한국불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발걸음은 뚜벅뚜벅 나아가야 된다”고 밝혔다.

출범식에는 중앙종무기관장 스님을 비롯해 각 부실장, 중앙종회의원 등 중진스님과 재가포교신행단체장,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백년대계본부 출범식에 이어 사부대중공사 발원문을 낭독하고, 제1차 사부대중공사를 시작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 앞서 자승 스님은 백년대계본부 각 위원장 도법·호성·금곡(흥천사 정념) 스님을 공동본부장으로, 사무총장 일감 스님을 불교사회연구소장으로 임명했다.

한국불교 위기상황 공감한 대중공사
포괄적 주제 다뤄… 별도 결의는 無

오후에 진행된 사부대중공사는 현재 한국불교가 직면한 위기상황을 공감하는 수준으로 막을 내렸다. 위원들은 ‘한국불교 위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대주제 아래 개개인의 견해를 짤막하게 교환했다.

백년대계본부는 오후에 2시간가량 모둠토론을 진행한 뒤 각 모둠별 결과를 발표했다. 주제가 광범위한 만큼 △한국불교의 변화 방향 △사찰의 역할 △제도개선 △사회참여 △열린 불교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하지만 한국불교 변화의 필요성은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1모둠은 재가자 역할 및 참종권 확대·출가부터 열반까지 생활불교 역량 강화를, 2모둠은 계층 맞춤형 불교·스님 전문성 강화·도심사찰 성공사례 분석을, 3·4모둠은 출가자의 엘리트화·출재가 역할분담·재산공개 및 인사투명화를, 5모둠은 삶의 현장과 함께하는 불교·전법역량 및 승려복지 강화를, 6모둠은 마음을 치유하는 불교·시대 맞는 수행방법론 개발 등을 제안했다. 다양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다만 토론 주제가 광범위해 집중도가 떨어지고, 토론시간 부족으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한 점은 지적사항으로 제기됐다. 이에 백년대계본부는 이날 제안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추후 대중공사 주제를 좁힐 것을 밝혔다.

행사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공동본부장으로 도법, 호성, 금곡 스님을 임명했다. 사진은 도법 스님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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