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서울 조계사는 노인대학 ‘백송대학’ 입학식을 개최했다. 이 백송대학 입학식은 교계의 관심을 모았다. 80명 정원에 169명이 신청해 2개 반으로 나눌 정도로 인기였기 때문이다. 노인대학은 노인 복지시설 중 복지관, 경로당과 달리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취미 및 소득보장, 일상생활과 관련한 학습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동안 불교계에는 이런 문화강좌를 시스템화 시킨 노인대학이 턱없이 부족했다. 본지 조사 결과 서울 조계사, 봉은사, 대구 불광사, 부산 홍법사 등 4곳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독교계가 100여 곳의 노인대학을 운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였다.

고령화를 맞아 이웃종교계가 노인대학을 중심으로 실버 선교에 나서는 동안 불교계는 뒷짐을 지고 있었다. 2년, 그리고 1년 과정의 불교대학을 이수한 학생들이 교육에 대한 욕구가 사라질까? 이들을 위한 사찰에서의 또 다른 매개체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사찰 노인대학은 기도 외에도 사찰과 신도를 묶어주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른바 평생교육인 것이다. 27년간 노인대학인 연화대학을 운영한 봉은사의 경우 연화대학 출신 신도들이 재입학하는 비율이 70%에 달했다.

모든 사찰이 노인대학을 운영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정 신도를 보유한 중대형 사찰부터는 노인대학을 운영할 수 있다는 교육현장 관계자들의 말도 들려온다.

그동안 불교계는 고령층 불자들의 분포로 인해 어르신 포교에 안주해왔다. 정부 예산으로 진행되는 복지관 수탁운영, 교리공부 위주의 불교대학 운영에 치우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문화강좌도 노인대학을 통해 체계적으로 사찰에서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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