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1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연등회가 다가왔다. 올해 봉축표어는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다. 이는 부처님이 탄생해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동서남북 사방으로 7걸음을 걸으면서 외친 ‘천상천하 유아독존’과 맞닿는다. 하늘 아래, 땅 위의 모든 존재가 존귀하다는 이 선언은 차별적 행태가 만연한 현대사회에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연등회는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오래 전부터 누구나 차별 없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열린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차별 없는 세상’이 봉축표어로 등장한 이유는 최근 조계종이 적극적으로 입법을 제안하는 ‘차별금지법’ 때문이다. 종교·성별·나이·사상·빈부 등 각종 분야서 암묵적으로 자행되는 차별로부터 해방돼야 한다는 부처님의 대자유 선언을 국가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불교계가 앞장서는 것이다. 수많은 차별, 위태로운 정국, 슬픔으로 인한 상처 등 우리나라엔 지금 화합과 평화가 절실하다.

올해 연등회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결혼이주여성, 외국인노동자, 장애인 등을 포함해 국민과 외국인 등 30만여 명이 연등과 함께 종로 일대를 가득 메울 전망이다.

한 명 한 명 고이 든 연등엔 희망이 담기고 그 희망은 나로부터 옆사람에게,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 퍼져나갈 것이다. 화동세중(和同世中), 모두가 화합해 세상의 중심으로 나간다는 간절한 발원이 무명에 갇힌 사바세계를 비추는 한줄기 희망이자 너와 나를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