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5일 고지… ‘전탑형 석탑’ 계보 보여줘

[현대불교= 신성민 기자] 9세기경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주 남산 용장계 제3사지 삼층석탑’〈사진〉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경주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35호로 지정했다”고 4월 5일 밝혔다.

이 탑은 전탑형 석탑으로 8개의 커다란 사각석재를 기단으로 구축하고 옥개석이 하나의 석재로 이뤄졌으며 별다른 장엄장식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전형적인 통일신라 석탑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에 관한 문헌기록이 없어 용장계 지곡 삼층석탑이 언제 건립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근거는 나오지 않았으나 탑지 주변에서 ‘용(茸)’자명을 비롯한 9점의 명문와가 출토돼 용장사(茸長寺)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용장사지(탑상곡 제1사지)에는 삼층석탑과 마애불좌상, 석불좌상이 전해오며, 그 일대에 여러 사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지곡 제3사지에서 출토된 와당을 비롯한 여러 유물들로 미루어보아 이곳의 사찰이 통일신라 9세기 후반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석탑지 주변에서 출토된 분청사기 조각과 백자 조각 등은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까지 사찰의 법등(法燈)이 이어져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전탑은 경북 안동에 많지만, 전탑과 유사한 벽돌형식 석탑은 경주지역에 집중돼 지역별로 구분되는 양상이 있다.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은 경주 서악동 삼층석탑(보물 제65호)과 경주 남산동 동삼층석탑(보물 제124호) 등과 함께 남산 주변의 산록에서 만들어진 장소적인 특징도 있어 한국석탑에서 또 다른 ‘전탑형 석탑’의 계보를 이룬다.

문화재청은 “일부 파손되었으나 상륜부가 남아있고, 전체적인 외관이 양호한 편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보물로 지정된 ‘경주 남산 용장계 지곡 제3사지 삼층석탑’이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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