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점등식으로 개막

지난해 열린 연등회서 연희단원들이 직접 제작한 등을 들고 종로 거리를 빛으로 수놓고 있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차별 없는 세상’ 주제로
28~30일 종로구 일대서
어울림마당·연등행렬 등
시민과 화합의 장 연출

불기 2561(2017)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가 불자뿐만 아닌 모든 시민을 위한 행사로 다가간다. 올해는 특히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힐링체험과 형형색색의 등(燈)으로 화합 분위기 조성에 힘을 싣는다.

올해 연등회는 4월 12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 점등식을 시작으로 대단원의 막이 오른다. 점등식에는 국보 제11호이자 한국 석탑 최대 걸작으로 일컬어지는 미륵사지석탑을 원형으로 삼은 탑등이 설치된다. 이 탑등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불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세월호가 3년 만에 뭍으로 올라오고, 대통령 탄핵정국을 보낸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 맞춰 모두가 고귀한 존재라는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대국민 화합이라는 의의가 담길 예정이다. 아울러 탑등 사방에 사물등(법고·범종·운판·목어)이 세워져 광화문 일대를 더욱 환히 밝히게 된다.

연등회 본행사인 어울림마당과 연등행렬, 회향한마당, 전통문화마당은 28~30일 펼쳐진다. 29일 오후 4시 30분 동국대 운동장서 시작되는 어울림마당에는 40여 단체 1000여 명의 연희단이 율동공연으로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아기부처님 관욕을 통해 부처님이 중생의 성불을 돕고자 진리를 설한 대자대비를 되새긴다. 또한 예년과는 달리 가설관람석을 대거 설치해 행사 집중성과 연희단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이어 진행되는 연등회 백미 연등행렬은 동대문부터 종로 일대를 10만개의 행렬등과 장엄등으로 수놓는다. 올해 테마등은 사물등이지만 이보다 초등학생을 포함한 가족들이 함께 만든 현대적 장엄등이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SNS에 사용되는 이모티콘 캐릭터등을 비롯해 복주머니, 버선, 탑 등 세대전승과 가족공동체 정신을 높이는 창작등이 다수 등장한다. 또 행렬을 맞이하는 관람객에게는 기다리는 동안 27개국 80여 명으로 구성된 글로벌 서포터즈와 함께 배우는 연등회 율동 시간도 진행된다. 같은 날 오후 9시 30분 종각사거리서 연등회를 기념하고 피날레를 장식하는 회향한마당은 민요와 강강술래, 대중율동곡 등으로 대동제를 연출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광화문광장서 불을 밝힌 미륵사지석탑등.

30일 조계사 앞 우정국로서는 130여 부스가 참여하는 전통문화마당이 열린다. 올해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정목 스님의 토크콘서트. 마음의 상처를 입은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 공감하고,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시간이 제공된다. 이외에 참선·명상·심리상담 등 다양한 방식의 힐링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애니메이션·컬리링·미니게임 등 청년마당 또한 강화된다. 특히 7개 사찰이 제각기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 사찰음식코너는 최근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가 될 전망이다. 연등회는 이날 저녁 인사동과 종로 일대서 다시 한 번 소규모 연등행렬을 펼친 뒤 막을 내린다.

한편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조계사 옆 우정공원과 청계천, 봉은사 등서 펼쳐지는 전통등전시회는 서울 도심을 전통과 낭만의 빛으로 물들인다. 청계천서는 ‘염천(念天), 흐르는 물에서 하늘을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험한 세파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빛이 끝내 절망을 이겨내고 비상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아울러 봉은사서는 ‘화동세중(和同世中)’을 주제로 가족 화합을 도모하고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전통등을 전시한다.

연등회 보존위원회 사무국장 대안 스님은 “많은 분들이 연등회를 단순히 불교행사라고 느낀다. 하지만 연등회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국가행사인데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였다”며 “너와 내가 결코 다르지 않다는 평등의식을 바탕으로 민족 풍습인 연등회에 국민 모두가 참여해 화합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7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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