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지옥탐험, 지옥 동물 관찰

그림= 강병호

방학 한 달 동안 지옥 탐험을 한 이춘원 교수와 김법수 학생은 지옥 곤충만 조사했을까요? 아니죠. 지옥 동물을 모두 조사해 온 걸요. 지옥 동물 모두를 찰칵 찰칵, 카메라에 담아왔지요.

“지옥 탐험을 나선 걸음에 모든 지옥 동물을 조사하세.”
교수의 제안이었습니다.
“저도 그 방법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지옥 곤충만 관찰하러 간 것이었지만, 지옥 동물 모두를 조사하고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지옥은 지하의 깊이 2만 리에 있습니다. 가로와 세로가 가각 2만리의 크기입니다.

여기에 대초열지옥이 있고, 초열지옥이 있습니다. 흑승지옥이 있고, 등활지옥이 있습니다. 규환지옥이 있고, 아비지옥이 있습니다. 어느 지옥이나 뜨거운 불줄기가 타오르고, 지옥 죄인의 아우성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저기 저렇게 넓은 강이 흐르네. 요철구강(饒鐵江)이로군?”
지옥에는 지옥마다 여러 개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지옥의 강에는 모두 끓는 물이 흐릅니다. 쇠를 녹인 뜨거운 쇳물이 벌겋게 흐르거나, 구리를 녹인 뜨거운 물이 누렇게 흐릅니다. 밀랍을 녹인 뜨거운 강물이 흐르는 곳도 있습니다.

요철구강은 끓는 쇳물 속에 쇠갈고리가 뒤엉켜 흐르는 용광로입니다. 수많은 지옥 죄인이 이 뜨거운 강물에 던져지면. 죄인이 머리 위에 쇠갈고리가 사정없이 죄인을 덮칩니다. 그 두려움과 아픔 때문에 아우성이 넘칩니다.

“아이고 아파! 뜨거워 뜨거워!”
아우성이 넘치는 지옥에 독수리가 나타납니다. 불꽃 부리로 불을 토하는 지옥의 독수리입니다. 독수리가 끓는 강물 위를 날아다니며 신음하는 죄인을 불꽃 부리로 쪼아댑니다. 쫓기는 죄인을 따라가며 불꽃을 토합니다. 못 견딜 고통입니다.

불꽃 독수리를 겨우겨우 피하면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불여우가 내달아 죄인을 물어뜯습니다.
“아이고 아파! 아이고 아이고!”

독수리와 여우는 소리치는 죄인을 향해 공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차마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입니다. 그래도 지옥 탐험대 두 사람은 찰칵 찰칵,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음 지옥으로 옮겨 갔습니다. 금강 부리를 가진 까마귀입니다. 이 지옥 까마귀는 부리 뿐만 아니라 발톱까지 금강 발톱입니다. 그 발톱으로 죄인을 할퀴고, 그 부리로 죄인의 전신을 쪼아댑니다.  

다음 지옥으로 갔습니다. 이번에는 지옥의 사자 무리와 지옥 호랑이들입니다. 두려움에 떨던 죄인이 기절을 하면, 사자와 호랑이는 죄인을 그대로 삼켜버립니다. 

쇠로 된 몸뚱이를 가진 곰이 느릿느릿 움직입니다. 쇠곰이 죄인을 발로 할퀴고 무거운 몸뚱이로 짓누릅니다.
“아이고, 몸이 터지네. 아이고!”

죄인들은 쇠 몸뚱이 곰에게 짓눌리며 아우성입니다. 불을 토하는 뱀이 죄인의 몸뚱이를 감아서 죄고 있습니다.
“목이 죄이네. 숨이 막혀! 몸이 죄이네. 부서지네. 아이쿠!”

대단한 고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옥 탐험대 두 사람은 쉼없이 지옥 동물의 행동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뜨거운 강물 속에서 물고기의 괴롭힘을 당하는 지옥이 있습니다. 뜨거운 쇳물 속을 헤엄치던 커다란 물고기가 죄인을 물었습니다. 그러다가 죄인은 물고기에게 먹히고 맙니다. 참혹한 광경이었습니다. 계속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곳은 매우 안락한 곳이구나”하고 지옥 죄인이 찾아든 곳은 악룡의 아가리였습니다. 용은 머리가 1천 개요, 불을 뿜는 아가리가 1천 개입니다. 눈에서도 불꽃이 뻗고 있습니다. 악룡의 1천 개 아가리마다 죄인이 가득합니다. 죄인은 죄업이 다할 때까지 악룡의 입 속에서 타는 불을 견뎌야 합니다.

지옥의 마지막이 아비지옥입니다. 제일 아래쪽에 있는 지옥입니다. 지옥 중에서도 고통이 가장 심한 곳입니다. 아비지옥의 불은 먼저 죄인의 머리를 태우고, 다음에는 몸을 태웁니다. 산과 바다가 타는 불로 어우러진 세계가 아비지옥입니다. 

아비지옥 속에는 지옥새만 모여 사는 악조처(惡鳥處)라는 곳이 있습니다. 두 사람 지옥탐험대는 마지막으로 악조처 탐험에 나섰습니다. 여러 가지 지옥새가 죄인에게 달려들어 죄인의 전신을 쪼아댑니다.

수많은 지옥 새는, 죄인을 쪼아서 삼키는 부분이 다릅니다. 지옥새 식촉루(食??)는 죄인의 머리를 쪼아서 그 해골을 삼킵니다. 지옥새 집인후(執咽喉)는 죄인의 목을 쪼아서 삼킵니다. 지옥 새 식생장(食生臟)은 죄인의 심장을 쪼아서 삼킵니다.

“끔찍하다!”
지옥탐험을 마치고, 악조처를 나오며 교수가 하는 말이었습니다.
“저런 참혹한 지옥을 없애야겠습니다.”

학생이 교수에게 여쭈었습니다.    
“지옥은 죄인 스스로가 만드는 걸세. 만드는 사람은 죄인이야.” 
“죄짓는 사람이 없어야 지옥이 없어지겠네요?” 

스승과 제자는, 죄인이 없이 텅텅 비어버린 지옥을 떠올렸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얼마나 좋을까요?
출처:〈정법념처경(正法念處經)〉 지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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