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가 이수예 등 작업 감로도, 장곡사에 조성 봉안

청양 장곡사 하대웅전 감로도 전체 모습. 사진제공=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

세월호, 촛불집회, 소녀상 등 최근 대한민국의 시대상이 한 폭의 불화 감로도 안에 담겼다. 곳곳에 보이는 노란 리본과 팽목항, 세월호, 또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광화문 광장서 촛불을 든 국민들의 모습이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불화가 이수예 작가와 사)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 연구원 6명이 공동 작업한 장곡사 감로(甘露)도가 4월 8일 하대웅전에 봉안된다. 세월호 사고 3주기를 앞두고 조성된 이 감로도엔 참사 희생자들에게 아미타부처님과 7여래가 감로와 같은 법문을 베푸는 장면을 묘사, 희생자들이 극락에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180×177cm 크기로, 상ㆍ중ㆍ하 3단 구조로 구성된다. 상단은 불보살의 세계, 중단은 천도재를 지내는 제단과 법회 장면, 하단은 윤회를 반복하는 아귀와 고혼(孤魂), 중생들의 현실세계를 표현했다. 제작기간은 총 6개월이 소요됐으며, 작업 중 세월호 인양 및 박근혜 前 대통령 탄핵 등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며 작가들이 더욱 엄중한 마음으로 임했다는 후문이다.

이수예 작가는 “최근 벌어진 대재난과 사회적 문제 등 안타까운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다”면서 “지금을 사는 우리는 시대의 뒤쪽으로 사라지겠지만, 미래를 살아갈 이들은 아픈 역사를 잊지 말고 꼭 기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javascript:newsWriteFormSubmit( this.document.newsWriteForm );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