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전 바로 위 10m 도로 공사 추진

원각사가 석계산업단지 조성 개발 공사로 수행환경 훼손 위기에 처했다. 주지 반산 스님은 사찰 위 도로 공사현장을 방문해 피해 여부를 설명 중이다.


[현대불교=하성미 기자] 수행도량이자 통도사 말사인 원각사(주지 반산)가 수행 환경 훼손 위기에 처했다. 원각사가 위치한 양산시 상북면 석계리에 양산시와 태영건설이 민관합동으로 개발 중인 ‘석계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원각사 대웅전 바로 위 10m 거리에 도로공사가 진행 중이다. 원각사는 “도로 공사로 인해 사찰 역할이 완전 마비 됐지만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신속한 조치를 요구했다.

 

발파 작업, 흔들리는 대웅전

공사 계획 설명과 추진 상황 달라

사찰 고유 기능 완전 마비

“이주 혹은 대토 보상 강력 요구”

 

원각사 주지 반산 스님은 3월 29일 기자 간담회에서 “자연을 훼손하는 공장부지가 들어오는 것으로도 주변 환경이 삭막해지고 경관이 훼손 돼 안타까운데 처음 설명들은 공사 계획과 달리 대웅전 위에 바로 도로가 들어선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산 스님은 공사 진행 전 시공사인 (주)석계산업단지가 설명한 사실과 공사 진행이 상이하다고 말했다. 스님의 말에 따르면 “(주)석계산업단지는 공사 전에는 사찰과 도로 간 거리가 100m 가량 떨어져 사찰이 영향 받지 않을 것이라 약속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대웅전 바로 위 10m 높이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루 12번도 넘는 발파 작업 때문에 기도가 힘든 것은 물론이고 힐링을 위해 사찰을 찾는 사람들이 오히려 공포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찰에 금이 가는 것은 예사고 천장에 붙어 있던 등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흔들림이 심하다”고 조치를 요구했다.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양산시는 석계리 산7번지 일대를 2009년도에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유치하기 위해 참여 신청했으나 실패하고 이후 2011년 한국전지연구원, 고성능모터기술센터 유치를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하는 등 국가산업단지 개발이 연이어 실패됐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스님은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당시 양산시는 이 지역을 국가 산업단지인 의료복합단지로 추진했었다. 의료복합단지인 경우는 일반 공업 단지 보다 공해도 없어서 주민들이 긍정적으로 검토 했던 걸로 안다. 하지만 양산시는 유치에 실패했다. 그 후 앞선 공사 계획 수준에 맞는 긍정적인 개발을 추진했어야 했는데 지금 석계리에 들어설 공장들은 고무, 플라스틱 등 화학제조 공장이 들어선다.”며 “이것은 명백히 개발을 위한 개발로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난개발일 뿐이다”고 성토했다.

원각사 대웅전 바로 뒤 포크레인이 보인다. 공사 현장에서 진행하는 발파로 현재 원각사는 사찰 기능이 마비됐다.

스님은 “천성산은 천명의 성인이 출현했다고 해 천성산이라고 불린다. 원각사는 산 너머 3km 지점에 내원사와 화엄늪이 위치하며 원효대사의 성스러운 자취가 살아 숨 쉬는 양산지역불교 성지요 수행처다”며 “양산시와 태영건설 그리고 (주)석계산업단지는 최대한 피해보상에 임하고 우리 원각사가 사찰로써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보상하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앞으로 반산 스님은 양산시에 공사반대 성명서를 제출하고 소송까지도 불사하는 등 강력한 투쟁으로 항변 할 것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홍영 (주)석계산업단지 사업부장은 공사 시작 전 공지한 내용과 현재 공사 진행 상황이 상이한 바가 없음을 주장했다.

김홍영 부장은 “현재 원각사 위에 공사 중인 도로는 35번 국도를 잇는 길로써 원각사와 7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대부분의 공사는 진행되면 성토하고 절토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성토 부분 때문에 원각사가 불편함을 겪는 것으로 예상된다”며 “발파로 인해 금이 간 것은 이미 벌써 방문해 조사하고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장에서 떨어진 등이 모습. 주지 반산 스님은 "도로 공사로 인해 사찰 기능이 마비 됐지만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신속한 보상 및 안전 조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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