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성숙해가는 소녀의
눈빛 속으로 온다

흩날리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봄은
피곤에 지친 춘향이
낮잠을 든 사이에 온다

눈 뜬 저 우수의 이마와
그 아래 부서지는 푸른 해안선

봄은
봄이라고 발음하는 사람의
가장 낮은 목소리로 온다

그 황홀한 붕괴, 설레는 침몰
황혼의 깊은 뜨락에 지는 낙화

-오세영, 봄-

겨우내 동장군 앞에 꽁꽁 싸맸던 겨울붕대를 푼다. 간지러운 햇살에 꽃망울 기지개 펴는 찬란한 계절 봄이다. 봄바람 살갗에 스치면 사람들은 봄내음에 취한 듯 꽃을 찾아 떠나기 시작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곳곳에서 산수유·개나리·진달래·벚꽃·유채·튤립 등 형형색색의 봄꽃 향연이 펼쳐진다. 하지만 올해는 또 어디로 가야하나. 걱정 마시라. 고민스러운 당신을 위해 전국 봄꽃축제 일정을 정리했다. 짧은 만남과 긴 기다림이 우리네 마음을 애타게만 하는 봄꽃, 계획을 세워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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