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봄꽃 산사 어디 있나?

진달래의 개화는 남쪽의 봄과 함께 시작된다. 한반도 전역에서 피어나는 진달래의 3대 군락지는 여수 영취산, 창원 천주산, 거제 대금산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달래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은 강화 고려산이다. 강화는 남한에서 가장 늦게 진달래가 피어난다. 늦은 만큼 아름답고, 반갑다. 4월 중·하순에 만개하는 진달래가 핀 고려산을 따라 걸으면, 적석사·청련사·백련사 등 고즈넉한 사찰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강화 고려산 진달래 길의 모습. 사진 제공= 강화군청

3월 하순부터 4월 중순까지 전국은 울긋불긋 ‘꽃대궐’이 된다. 산하대지 꽃대궐 안에는 봄꽃산사가 자리하고 있다. 진분홍 진달래부터 봄꽃의 중심 벚꽃, 샛노란 유채 등은 사찰 주변을 장엄하며 화엄세계로 만든다.

올해에도 봄꽃은 어김없이 피었다. 용혜원 시인이 봄꽃이 피는 날을 이렇게 노래한다. ‘봄 꽃피는 날/난 알았습니다./ 내 마음에도/ 꽃이 활짝 피어나는 걸.’

봄꽃 부처님이 현현한 전국 산사에서 내 마음에 꽃이 피는 날을 만끽해보자.


진달래-  진달래는 봄을 알리는 꽃이다. 두견화, 참꽃이라고도 한다. 한반도 전체에 피지만 여수 영취산, 창원 천주산, 거제 대금산이 진달래 3대 군락지로 손꼽힌다.

영취산 진달래 사자후 여수 흥국사
여수 영취산이라는 이름부터가 불교적이다. 인도의 영취산에서 부처님은 <법화경>을 설법했다. 여수 영취산의 넓은 산자락의 품 안에는 흥국사가 자리 잡고 있다. 흥국사 옆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영취산 자락을 만나는데 4월이 되면 이곳은 진분홍 진달래 설법 회상이 된다. 매년 진달래 개화에 맞춰 축제가 열리니 맞춰 찾아가는 게 좋다. 개화시기는 3월 20일부터 4월 초·중순까지 (061)685-5633

고향의 봄을 만나다 창원 천주암
창원 천주산은 진달래 3대 군락지 중 하나로 아동문학가 이원수의 동시 ‘고향의 봄’의 배경이 됐던 곳이기도 하다. 천주산의 진달래 군락지는 용지봉 일대 6000㎡ 규모에 이른다. 산 정상인 용지봉 주변 동쪽 경사면과 천주봉 주변에는 진달래와 철쭉의 군락을 이루며 앞다퉈 꽃망울 터트린다. 천주산에는 천주암이 자리고 있으며, 진달래 군락을 만나기 위해서는 천주암을 통해 올라가는 것이 좋다.
개화시기는 3월 23일부터 4월 중순까지 (055)295-0108

선분홍 꽃길 걷자 강화 백련사 등
강화 고려산은 남한에서 진달래가 가장 늦게 피는 곳으로 유명하다. 강화군은 고려산을 중심으로 한 진달래 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해발 400여m에 펼쳐진 진달래 능선을 따라 가면, 백련사·청련사·적석사 등 강화 유명 사찰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 사찰 모두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으니 참고해 다니면 용이하다. 개화시기는 4월 1일부터 4월 중하·순까지 (032)933-5082
 

벚꽃- 3월 하순부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벚꽃은 봄꽃의 대표주자다. 사람들은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놀이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다.
 
봄꽃비 내리는 부안 개암사
전북 부안의 개암사를 찾아가는 길에는 마치 화우가 내리는 듯한 벚꽃을 볼 수 있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면 봄꽃비가 내린다. 개암사 벚꽃길을 제대로 즐기려면 두 발에 의지해야 한다. 개암사는 634년 백제 왕사 묘련이 창건한 고찰로, 백제 부흥운동을 펼쳤던 사적지로 유명한 곳이다. 전북기념물 28호인 채석강이 있다. 개화시기는 4월 8일부터 20일까지 (063)581-0080

벚꽃엔딩은 진안 탑사
4월 벚꽃의 절정을 놓쳤다면 지체없이 진안으로 향하자. 진안 마이산은 고원지대에 위치해 비교적 늦게 벚꽃이 핀다. 마이산 묘에서 탑사까지의 2.5km구간은 진정한 벚꽃엔딩으로 불려도 좋다. 탑사에는 순수한 자연석으로 만든 크고 작은 돌탑 80여개가 유명하다. 인근 진안홍삼스파나 백운원촌마을 등이 볼거리다. 개화시기는 4월 15일부터 30일까지 (063)433-0012

꽃부처 만나는 경주 기림사
경주 함월산에 자리한 기림사에는 수백년된 벚꽃나무들이 사찰을 둘러싸고 있다. 기림사의 봄에는 마치 겨울 초설이 쌓인 듯 절 지붕이 온통 하얗게 변한다. 기림사에는 예로부터 다섯 약수인 오정수가 나온다. 이로 인해 다도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벚꽃을 보며 조용히 차 한 잔 음미 해보는 것이 어떨까? 개화시기는 4월 15일부터 30일까지 (054)744-2292

부안 개암사의 벚꽃.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과 일주문의 조화가 아름답다.

유채꽃- 유채꽃은 제주의 봄을 알리는 전령이다. 제주 섭지코지를 비롯해 사천 삼천포대교 주변, 포항 호미곳, 부여 백마강변 등이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봄이 오는 소리 듣는 곳 서귀포 약천사
제주도 남단에 위치한 서귀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봄이 오는 곳 중 하나다. 특히 제주도의 상징 유채꽃이 만발하는데, 약천사에서는 3월 18일부터 19일까지 서귀포유채꽃걷기대회가 열렸다. 동양 최대 규모 법당이 있는 약천사는 드넓은 앞마당이 모두 유채꽃 밭이다. 유채꽃은 4월 중순까지 핀다. 인근 올레8길에서도 약천사의 유채꽃밭을 만끽할 수 있다.  개화시기는 3월 15일~4월 말까지 (064)738-5000

용암산에 핀 꽃밭, 산방산 보문사
해안을 내려다보는 보문사는 산방산에 자리하고 있다. 산방산은 제주를 대표하는 유채꽃 명소다. 산방산과 유채꽃 밭을 배경삼아 추억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다만 유채꽃 밭이 유료로 운영되는 곳이 많은 점은 유의하자. 개화시기는 3월 15일~4월 중순까지 (064)794-3088

서해서 만나는 유채꽃, 서산 간월암
유채꽃을 보러 제주에 가지 못한다면 서산으로 향하자. 간월암이 있는 간월도에는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간월도와 간월암 간에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인근 바다와 어우러진 유채꽃 밭을 걷다보면 어느새 간월암에 다다른다. 주꾸미와 꽃게 등 서산의 풍성한 해산물은 입도 즐거운 식도락 여행을 선사한다. 개화시기는 4월 13일부터 4월 말까지 (041)668-6624


매화- 매화는 군자의 꽃이다.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제일 먼저 꽃을 피워내는 고고한 기개는 청렴한 선비의 모습이다. 그래서 성현들은 매화를 사랑했다.
 
강변 따라 매화향취, 구례 화엄사
섬진강 건너 지리산 자락의 구례 화엄사는 늙은 매화나무가 흔연히 피워내는 매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홍매화는 화엄사 각황전 옆에 있다. 수령은 300~400년 정도이고 높이는 9m 정도다. 조선 숙종 때 각황전을 창건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계파 선사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나무다. 화엄사에서 나와 광양매화마을까지 섬진강변에는 매화꽃의 기운이 가득하다. 개화시기는 3월 13일부터 3월 31일까지 (061)782-7600

350년 수령의 자장매, 양산 통도사
영축산 기슭의 통도사 천왕문을 들어서면 우측으로 매화나무 두 그루가 봄을 알린다. 아담한 자태의 매화나무 중 하나는 그 이름이 영취매다. 진한 분홍빛의 겹꽃이 유달리 붉고, 밑동에서 두 개 줄기로 갈려져 올라간다. 또 다른 하나는 통도매로 연한 분홍 빛깔이다. 여기에 영각 앞 수령이 350년이 넘는 자장매도 있다. 통도사를 창건하고 금강계단을 연 자장율사를 기념해 심은 매화나무다. 개화시기는 2월 초순부터 3월 중순까지 (055)382-7182

깊고 진한 매향 휘감은 순천 선암사
봄의 선암사는 ‘화훼사찰’로 불린 만큼 꽃들이 만개한다. 200년 된 영산홍과 300년 된 철쭉 등이 있지만 사찰의 내력만큼 오래된 매화가 유명하다. 흙담장을 따라 홍매와 백매, 청매 등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린다. 620년 이상 됐다는 선암매를 비롯해 각황전 돌담길의 550년의 홍매 등은 천연기념물이다.
개화시기는 3월 18일부터 31일까지(25일 만개) (061)754-5247

제주 산방산 보문사의 유채꽃밭. 제주의 봄을 알리는 전령사이다.

철쭉- 철쭉을 개꽃이라고도 부른다. 진달래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먹을 수 없어 개꽃이라 불린 것이 유래다. 그래도 철쭉은 봄을 대표하는 꽃 중 하나다.

진분홍의 향연, 전주 감천사
5월 산의 주인공은 단연코 철쭉. 봄의 여왕 벚꽃이 퇴장하는 늦은 봄 철쭉의 계절이 다가온다. 철쭉은 보통 산에 피지만 전주 감천사의 경우 야트막한 언덕길에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인근 한옥마을과 비빔밥 등도 함께 즐길 거리다. 개화시기는 5월 2일부터 16일까지 (063)211-7106

철쭉동산 등반 시작점, 합천 법연사
합천 황매산에는 5월이면 철쭉이 가득 핀다. 이 황매산 자락에 위치한 법연사 인근은 철쭉으로 도배가 된다. 법연사는 무학대사 수행처로 태조 이성계가 왕이 되도록 기도가 올렸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만약 차량을 갖고 황매산을 찾는다면 법연사 주차장을 네비게이션으로 찍자. 개화시기는 5월 1일부터 17일까지 (055)932-8811

기암과 철쭉의 조화, 대구 대견사
비슬산에 위치한 대구 대견사는 천왕봉 가까이 해발 1000m에 위치하고 있다. 일연 스님이 22년간 주석했다는 대견사는 일제 강제 폐사 후 2014년 복원됐다. 대견사에는 거대한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룬다. 이 바위에서 철쭉 능선이 펼쳐진다. 비슬산 자연휴양림에서는 반딧불이 전기차가 대견사까지 운행한다. 개화시기는 4월 22일부터 30일까지 (053)746-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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