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논란, 불교계 영향 없나

[현대불교=노덕현 기자] 사드 배치를 두고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한·중 양국은 불교 교류가 활발했던 만큼, 사드 갈등 국면으로 인한 악영향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한국불교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중국불교와의 교류를 통해 화해의 물꼬를 트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中불교, 롯데호텔 거부해
예비회의 예정대로 진행
어려워도 불교 교류 ‘꾸준’

108산사회, 5월 中설두사서
평화의 불 봉안, 화해 ‘물꼬’
파라미타·中청년교류센터
3월 17일 청소년 교류 협약

당면한 교류사업은 매년 열리는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이다. 한국 참가단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자승, 이하 종단협)는 중국과 일본불교 측과 오는 3월 22~24일 제주도에서 제20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 한국대회 준비를 위한 예비회의를 연다.

하지만, 중국불교 측은 제주 롯데호텔에서의 투숙을 거부한 상황이다. 지정된 호텔에서 회의와 숙박을 함께하는 것은 관례였다.

종단협은 중국 불교계가 회의를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종단협 관계자는 “중국불교 측에서 롯데호텔에서 묵긴 어렵다고 연락이 와서 인근 호텔을 소개했다”며 “한·중 갈등 상황을 주시하며 한국대회 준비에 역량을 집중해 대회가 원만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로 인한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생과 화해를 위한 한·중 불교교류는 계속된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한·중불교교류는 108산사순례기도회(회주 선묵 혜자, 이하 108산사순례회)가 오는 5월 21일부터 25일 중국 저장성 일대에서 진행하는 ‘설두사 성지순례 및 평화의불 봉안’ 행사다. 108산사순례회는 네팔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불’을 DMZ를 비롯한 다양한 갈등 지역에 분등해오고 있다.

이번 중국성지순례에서는 영보 설두사를 비롯해 주산 보타낙가산, 상해 옥불사, 항주 영은사, 한산사 등 순례가 진행된다. 특히 22일 설두사에서 평화의 불을 봉안하고 설두사 측과 양국 경색 국면을 해결하기 위한 공식 업무협약을 맺는다.

선묵 혜자 스님은 “사드 문제로 양국이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관계개선과 우호증진, 평화정착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에 중국 순례에 나서게 됐다”며 “각 나라 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은 종교의 근본 목적인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불교계 청소년 단체인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회장 심산, 이하 파라미타)도 3월 17일 중국 북경에서 중화전국청소년연합회 소속 국제청년교류센터와 청소년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다.

이날 맺어지는 협약은 2010년 7월 진행된 1차 업무협약의 기간 종료에 따른 연장 협약으로 파라미타와 중국 국제청년교류센터 측은 청소년 교류의 장을 매년 한차례씩 가져왔다. 한·중 갈등 국면에서 협약 연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청소년 교류는 이어가야 한다는 양측의 입장에 따라 2차 업무협약이 이뤄지게 됐다.
파라미타 회장 심산 스님은 “이번 협약에는 20년 넘게 꾸준히 중국 측과 신뢰를 쌓아온 상인 스님의 역할이 컸다”며 “교류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불교가 한·중 정치관계를 주도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양국 신뢰를 위해 꾸준히 교류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중·일 불교의 황금유대가 동북아시아의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영섭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동북아시아에서 불교는 한국부터 중국, 일본까지 아우르는 문화적 기호이자 삶의 방식이었다”면서 “한국과 중국의 교류에서 불교적 세계관이 다른 사상보다 양국이 직면한 공통 문제를 타파할 수 있다. 한·중·일 사이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문화코드로서 불교 교류를 지속 활용하고 개발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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