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스승 청화 큰 스님

유철주 지음|상상출판 펴냄|1만 6천원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우리시대 큰 선지식(善知識)으로 존경받는 청화 큰스님이 출재가 제자 20명의 회고담으로 다시 우리곁에 왔다. 불교계 기자 출신의 인터뷰 전문 작가인 유철주 선 전문지 〈고경〉 편집장이 〈위대한 스승 청화 큰스님〉을 펴냈다.

출재가 제자 20명 회고로 청화 스님 조명
장자불와, 일종식, 청빈 등 일생동안 실천
“실제로 부처님 만났다” 후학들 한 목소리

이번 책에서는 동사섭 행복마을 이사장 용타 스님과 같은 직계 상좌는 물론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지선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성우 스님 등 불교계 리더들의 말을 통해 생전 청화 큰스님과의 일화를 정리했다. 또한 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정해숙 선생님과 사촌동생이자 화가인 강행원 화백 등 6명의 재가 제자 인터뷰도 함께 실었다.

청화 큰스님〈오른쪽 사진〉은 ‘우리시대의 마지막 선지식, 도인’으로 추앙받는 어른이다. 청화사상연구회 박선자 회장은 “예전에 제방서 ‘진짜 중을 보고 싶으면 전라도 곡성 태안사에 가서 청화 스님을 찾으라’는 말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평생 수행에만 매진한 청정한 선지식 이다.

큰스님은 1947년 백양사 운문암서 금타 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출가했다. 평생 동안 방에 눕지 않는 ‘장좌불와(長坐不臥)’와 하루 한 끼만을 먹는 일종식(一種食), 수십 년간 이어진 깊은 산중서의 토굴 정진으로 일관한 청화 큰스님은 지혜와 자비로 수많은 대중들을 제접했다.

벽산문도회 문장 용타 스님은 청화 스님을 이렇게 소개했다. “큰스님은 하루 한 끼의 공양(一種食)과 청빈, 장좌불와(長坐不臥)를 일생을 두고 실천하셨습니다. 스스로에게 혹독하리만큼 철저한 큰스님은 사상적으로는 원효 성사에 닿아 있습니다. 큰스님의 사상은 원효 성사의 화쟁 사상과 맥을 같이한 통불교(統佛敎)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불법은 대해’라는 말의 온전한 실현입니다”고 회고했다.

〈위대한 스승 청화 큰스님〉서는 이런 청화 큰스님의 생전의 삶과 가르침을 온전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2005년 소설 〈청화 큰스님〉을 읽고 큰스님을 알게 됐다. 그 후 자연스럽게 청화 큰스님의 법어집을 탐독 했고 이제야 큰스님 가르침을 전하는 일에 동참하게 됐다. 책을 통해서 큰스님의 지혜와 자비가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부처님을 실제로 만났습니다”. 책에서 제자들은 하나같이 청화 큰스님을 위대한 스승으로 칭송했다. 또한 “살아 있는 부처님을 모셨다”고도 했다.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지선 스님은 부처님과 청화 큰스님의 공통점을 이렇게 말한다.

“제가 부처님한테 닮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위대한 버림’ ‘위대한 정진’ ‘위대한 회향’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왕위를 버리고 온갖 악조건 속에서 정진 한 뒤 도를 깨달아서 중생들을 위해 살다 열반에 드셨습니다. 이 세 가지를 꼭 닮고 싶습니다. 그런데 청화 큰스님께 부처님의 이 위대한 세 가지를 보았습니다. 당신의 삶 자체가 부처님과 거의 같아요.”

백양사 주지 토진 스님은 청화 큰스님을 ‘불교 덕후’라고 했다. “제가 볼 때 노스님은 요즘 흔히 말하는 ‘덕후’입니다. 어떤 분야에 몰두해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 ‘덕후’에 있잖아요. 노스님은 다른 덕후가 아니라 ‘부처님 덕후’ ‘불교 덕후’ ‘수행 덕후’입니다. 부처님과 불교를 너무 좋아했고 사랑했습니다. 요즘 스님들이나 일반 대중들이 목적의식적으로, 직업적으로 부처님을 좋아한다면, 청화 노스님은 그냥 좋아하셨습니다. 아마 은사스님이 노스님의 이런 면을 많이 닮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도 노스님과 은사스님의 ‘덕후적 본능’을 닮고 싶습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 부처님을 존경해서 부처님처럼 세상 사람들을 이롭게 해주고 싶습니다.”

‘청화의 아난’으로 불린 김영동 조선대 명예교수는 은혜를 주신 아버지 같은 스승이 바로 청화 큰스님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큰스님은 인류 역사가 시작되고 난 뒤 인간이 구축해 놓은 모든 문화형태 특히 철학이나 종교와 같은 정신문화를 다 섭렵했습니다. 그리고 40대부터는 철저한 체험으로 들어가셨습니다. 큰스님께서 거의 20년 이상을 홀로 수행하신 것은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큰스님께서 수행처를 자주 옮긴 것은 당신의 당호 무주(無住)처럼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무시면 집착이 생길 수도 있고, 사람들이 자주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피하면서까지 처절히 수행하신 것입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그야말로 언설로 표현이 불가한 수행을 하셨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진리 외에는 말씀을 안 하셨습니다. 저도 그 점을 닮으려고 노력하는데 천분의 일, 만분의 일도 할 수가 없습니다.”

청화 큰스님 일대기를 다룬 소설 〈청화 큰스님〉을 쓴 소설가 남지심 선생님은 청화 큰스님을 처음 만난 순간을 다음과 같이 전한다.

“저는 그 짧은 시간에 정말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있구나. 사람의 모습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맨 처음 들었고 또 ‘도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직접 느꼈어요. ‘도인’이 정말 계시다는 것을 보고 느끼고 확신했습니다. 처음 큰스님을 친견했을 때 정말 전에 느끼지 못한 행복을 체험했습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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