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탄핵 결정… 스님·오피니언 리더의 당부

3.10 탄핵 결정에 대해 불교계 출재가 인사들은 국민들에게 승복과 화합을 당부했다. 사진 맨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 스님, 조계종 기획실장 주경 스님,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김용표 동국대 명예교수, 안동일 동산반야회 명예이사장, 송석구 前사회통합위원장.
[현대불교=신성민·노덕현 기자] 3월 10일 헌법재판소(소장 권한대행 이정미, 이하 헌재)는 전원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으며, 헌정 사상 첫 탄핵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자”는 의견을 일관되게 피력했던 불교계의 출·재가 인사들은 이번 탄핵 인용이 한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결정임을 강조하며, 한국 사회가 대립·갈등 대신 화합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 스님은 “이번 탄핵 인용 판결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국민들이 내린 벌”이라며 “보수, 진보의 이념 대립으로 봐서는 안된다. 사회정의를 바로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한국 정치는 사람이 자리에 올라 권력을 휘두르는 ‘인치(人治)’를 해왔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앞으로는 법으로 통치하는 법치(法治)로 정치·행정이 운영돼야한다. 이제 온 국민들은 화합해 법치와 사회정의가 바로서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기획실장 주경 스님은 “그간 국민들은 평화 시위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인용 판결이 나온 만큼 모든 국민들은 이에 승복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자신의 주장과 에너지를 대립과 갈등이 아닌 올바른 사회를 만드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바른정당 국회의원)은 불교가 국민들이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것을 당부했다.

주 회장은 “그동안 한국사회가 탄핵 찬·반으로 나뉘어 반목했지만, 헌재 탄핵 인용 결정을 한 만큼 정치계와 국민들은 이를 승복하고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제 한국사회는 미래로 나아가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불교가 국민들이 상생·화합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석구 前 사회통합위원장은 화합의 언어를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송 前 위원장은 “모든 당사자들은 탄핵 인용을 사실 그대로 승복하고 승자나 패자 간에 화합으로 이끌어야 한다”며 “국민들은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말보다는 상대방을 포용하고, 격려하고, 화합하는 언어를 사용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더욱 밝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일 동산반야회 명예이사장은 다름의 문화를 주장했다. 안 명예이사장은 “촛불과 태극기 측이 서로를 나쁘다고 한다. 하지만 둘 모두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며 “이제는 우리나라를 위해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안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 속에서 함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표 동국대 명예교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처음 나왔을 때 스스로 물러났으면, 이런 혼란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는 원효 스님의 일심·화쟁 사상을 되새겨 화합의 길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이 어느 방향을 나가야 하는 지를 모두 고민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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