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묻고 붓다가 답하다

이필원 지음|마음의 숲 펴냄|1만 4천원
경전속 이야기 이해 쉽게 재해석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의 답 제시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이 책은 어려운 이야기를 어렵게 하지 않는다. 경전 속 이야기를 재해석 했지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표현과 언어를 사용했다. 세 살 아이도 알아들을 수 있고, 여든 노인도 알아들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인생이 묻는다, 어떻게 살겠냐고. 우리가 찾으려 하는 그 답을 책 속에 등장하는 붓다의 가르침으로 대신하는 것은 어떨까. 이 책에는 많은 비유가 등장하는데 대부분 삶에 꼭 필요한 조언들이다.

 암탉이 여러 알을 품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하지만 암탉은 알 위에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제대로 온기를 나눠주지도 못한다. 그러면서 그 알들이 모두 병아리가 되기를 바란다. 이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게으름을 꾸짖은 것이다. 어느 날 붓다가 길 위에 떨어져 있는 종잇조각과 새끼를 가리키며 무엇에 사용했던 물건 같으냐고 물으셨다. 종이에선 향냄새가 났고, 새끼에선 생선 비린내가 났다. 향을 싼 종이와 생선을 묶은 새끼를 통해 현명한 이를 가까이 하면 향내가 나지만, 그렇지 않은 이를 가까이 하면 비린내가 난다는 ‘관계’에 대한 조언을 말했다.

한 당나귀가 소 떼 뒤를 따라가면서 ‘나는 소다, 나는 소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나귀는 진짜 소가 될 수 없다. 고양이가 호랑이가 될 수 없는 것처럼, 평범한 사람이 영웅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진짜 소는 ‘나는 소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소로 살 뿐이다. 이처럼 ‘어떻게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살면 된다. 붓다는 비유를 통해 ‘단지 생각할 뿐’인 삶을 살지 말고, 현실에 발을 딛고 살라는 교훈을 준다. 목동이 소를 치며 걸어가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목동의 손에는 소를 치는 막대기가 들려있다. 멀리서보면 아름다워 보이는 풍경이라도, 소의 입장에서 보면 막대기와 목동은 공포의 대상일 수 있다. 이는 죽음이 생명을 재촉하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늙음과 죽음은 결코 피해가지 않고 우리의 뒤를 따르니 삶을 소중히 생각하라는 가르침이다.

이처럼 이 책은 사람 마음가짐부터 사회 전반의 이야기까지 고루 담으며 세상을 이야기한다. 나아가 세상을 바로 보는 방법, 사람을 바로 보는 방법을 전하며 불교철학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 국자를 국 속에 담그는 것으로 국 맛을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이 짠지 싱거운지 알기 위해선 반드시 그것을 직접 떠 마셔야 한다. 경전 속 비유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지금에 맞게 재해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전 속 비유를 아무리 쉽게 해석했다 해도, 그것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붓다가 전하는 ‘깨달음’을 얻기 어렵다. 여러 비유가 나오게 된 배경과 현시대에 맞춘 메시지로 모두가 고민하는 인생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 묻고 붓다가 답하다〉는 저자 특유의 비유법으로 세상을 견디고 이기고 나아가는 법을 제시 한다. 이필원 교수는 경전 속 비유를 통해 삶의 다양한 얼굴을 조명하며, 누구나 고민하는 인생의 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경전 속 붓다의 비유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불편한 민낯을 꾸짖고 개인의 이기주의를 꼬집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의 방향을 정확히 집어준다. 지금 이 시대는 너무 소란스럽다. 과도한 경쟁, 불안한 경제, 부끄러운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 화로 가득 찬 시대, 짜증이 넘치는 세상에서 그럼에도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비유는 어린 아이에게 죽음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비유는 부패한 정치인을 가장 효과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수단이다. 비유는 ‘나’를 가장 정확하게 돌아볼 수 있는 거울이다. 비유는 사람을 가려 사귈 수 있게 하고, 비유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게 한다. 초기경전부터 대승에 이르기까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붓다의 100가지 가르침을 통해 세상을 바로보고 우리가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들에 답을 찾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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