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노덕현 기자] “2008년 처음 공연할 때가 생각납니다. 모이는 것조차 어려운 장애인 회원들과 함께 해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네요. 함께 불심을 이어가자는 마음에서 이어왔습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 분들도 불심만큼은 뜨겁거든요. 다른 불자 분들의 따뜻한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능기부 통해 도움 받아
200여 회원, 곳곳서 전법
신심 증장 순례도 추진 중

불자 장애인과 비장애 예술인들이 불심으로 한데 어우러지는 뜻깊은 문화포교의 장이 열린다. 불자 장애예술인 모임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가 4월 25일 오후 7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공연장에서 10번째 공연 ‘연꽃들의 노래’를 개최하는 것이다. 10번째 공연 동안 묵묵히 이를 뒷바라지해온 이가 있다. 바로 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다.

뇌성마비를 앓은 최명숙 대표는 “장애인들이라면 보호받아야 될 사람, 무슨 일을 하든지 뒤처지는 사람으로 생각되기 마련”이라며 “이런 편견을 깨는 자리로 꾸준히 ‘연꽃들의 노래’를 열어왔다”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작곡부터 노래 등 불자 장애인들도 당당한 우리 사회의 일꾼”이라고 거듭 관심을 호소했다.

보리수아래는 봉화 청량사 주지 지현 스님 권유로 2006년 7월 창립됐다. 해남 대흥사 일지암 법인 스님을 지도법사로 전국 장애예술인들이나 이에 관심 있는 이들을 모아 월 1회 법회를 열고 네이버 카페(cafe.naver.com/borisu0708) 등 인터넷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10회 ‘연꽃들의 노래’에서는 불자 장애인 12명이 창작한 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음악에 수화, 마임, 오카리나 및 섹소폰 연주 등 다채로운 공연이 선보인다. 공연에 앞서 보리수아래는 음반 2000장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15명의 예술인들이 편곡 등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셨다”며 “굳이 물질적인 지원을 해주시지 않아도, 음반이나 홍보책자 디자인 작업 등에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보리수아래는 현재 조계종 중앙신도회관에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최 대표는 “중앙신도회장님이 마땅히 모일 장소가 없다는 사연을 듣고 회관을 흔쾌히 대여해 주셨다. 그동안 사찰에서는 문턱이 있어 지체장애인분들이 오시기 힘든 점이 있었는데 회관의 경우 원활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장애인 포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관심, 마음이다”며 “청각장애인은 수화, 지체장애인들은 움직임 등 각기 다른 배려가 필요하다. 불교계 곳곳에서 따뜻한 배려가 보다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200여 회원 중 불자가 아닌 분들도 있는데 이들이 각기 교회나 성당에 가서 불교계의 이런 따뜻한 관심에 대해 알려나가는 전법사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 중에 글 쓰는 분들이 많은데 향후에는 정기적으로 시집을 내고 신심을 증장시키기 위한 순례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힘 닿는데까지 장애인 문화포교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