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우리들 몸의 감각기관인 눈, 귀, 코, 혀, 몸, 생각이 모든 대상과 접촉하여 얻어진 자료가 뇌로 이동해 저장되며 처리되는 과정으로,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뇌의 기능으로는 우리들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작용과 더불어 생사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뇌의 중요성에 대해 뇌과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어느 과학자는 ‘뇌는 즉 나이며 몸은 그 부속품이다’고 하였습니다. 이 뜻은 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나, 실은 이러한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한 변(邊)에 머물러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는 것으로 나누는 이분법인 분별의 생각으로는 아무리 뇌 과학이 발전하여도 뇌의 참된 모습을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으면 있을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있지 못하고 중요하지 않는 것으로 인하여 있으므로 중요한 것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뇌가 비록 우리들 몸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뇌는 스스로 있지 못하고 몸으로 인하여 있으므로 있는 것이 아니고 또한 없는 것도 아닙니다.

과학에 의하면 뇌의 구조와 기능 가운데, 눈이 사물을 보고 얻어진 자료는 신경을 통하여 뇌로 전달, 저장되어 희, 노, 애, 락하고 논리적 사고와 의사결정을 하며, 운동명령을 내리는 등의 모든 활동을 관장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대상을 보는 것은 눈이 아닙니다. 눈의 역할은 수정체에 사물이 비치는 역할뿐이므로 눈이 보는 것이 아닙니다. 눈에 비친 대상이 신경의 통로를 거쳐 저장되게 하며, 뇌가 희, 노, 애, 락하고 논리적 사고와 의사결정을 하며, 운동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눈의 수정체에 대상이 비치게 하는 것, 신경을 통하여 전달, 저장하는 것, 희, 노, 애, 락하는 것, 논리적 사고와 의사결정 및 운동명령을 내리는 것은 뇌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모든 구조와 기능이 작용하는 것은 에너지에 의해서 작용하는 것입니다. 구조와 기능은 에너지에 의해서 작용하고, 에너지는 구조와 기능에 의해서 작용하므로 자동차와 에너지는 서로 다르지 않습니다.

자동차와 에너지가 둘이 아닌 것이 본체이고, 자동차와 에너지가 하나도 아닌 것이 작용이며, 자동차와 에너지가 있는 것도 아닌 것이 진공이고, 자동차와 에너지가 없는 것도 아닌 것이 묘유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서 에너지는 허공과 다르지 않고, 허공은 이 마음과 수명을 같이하며, 우주와 에너지, 허공은 이 마음의 다른 이름이라고 하였습니다. 우주의 일체 존재는 에너지입니다. ‘원자와 전자 같은 물질의 소립자는 에너지가 파동(波動)하는 모습이다’라고 과학은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주의 별과 지구의 산, 강, 땅, 사람 등 모든 모양은 에너지가 진동, 회전하는 모양인 것입니다.

그러나 실은 에너지가 파동 하는 것이 아니고, 좋아하고 싫어하며 분별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파동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분별망념의 파동 하는 눈으로 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착시(錯視) 또는 착각(錯覺)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눈병이 난 사람이 허공에 핀 허공 꽃을 보는 것과 같아서 눈병이 있는 한, 허공 꽃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좋아하고 싫어하는 망념을 여의지 못한다면 착시와 착각은 계속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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