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만해기념관 특별기획전 '독립운동가 오세창과 만해 한용운’

▲ 오세창 선생은 전서와 예서를 혼합한 글씨나 와당(瓦當), 고전(古錢), 갑골문형태의 구성적인 작품을 시도해 독특한 경지를 이루었다. ‘와당’ 오세창 作.
역매 오경석 독립운동가 오세창
전서와 예서에 조예 깊은 서예가
만해 한용운, 매일신보 연재서
오세창 작품 본 감회 5차례 술회
조선고서화의 주인높이 평가

[현대불교=박아름 기자] 어지러운 시국 속 맞이하는 98번째 3.1절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선 독립 운동가들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독립이란 이름 아래 민족정신을 한 데 모았던 만해 한용운 스님과 오세창 선생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남한산성 만해기념관(관장 전보삼)31일부터 31일까지 만해기념관 기획전시실서 독립운동가 오세창과 만해 한용운특별기획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선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민족독립을 위해 끝까지 싸웠던 오세창 선생(1864-1953)과 만해 한용운 스님(1879-1944)의 유묵(遺墨 : 살았을 때에 써 둔 필적) 20여점이 전시된다.

오세창 선생은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서, 독립선언서에 서명했단 이유로 3년 간 옥고를 치렀다. 또한 오 선생은 한성순보기자로 활동하다 8.15광복 후 매일신보사서울신문사의 명예사장을 역임하기도 한 언론인이었으며, 전서와 예서에 조예가 깊은 서예가이기도 했다.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 <근역인수(槿域印藪)> 등 저서를 남겼으며,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

또 다른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었던 만해 한용운 스님과 오세창 선생의 인연은 만해 스님이 매일신보5차례에 걸쳐 연재한 고서화의 삼일이란 글에 잘 드러난다.

만해 스님은 191611월 박한영김기우 등과 함께 서울 종로구 돈의동에 위치한 오세창 선생의 집에 방문했다. 당시 만해 스님은 벽에 걸린 오세창 선생의 작품과 저서 <근역서휘><근역화휘> 등을 보고, 그 감회를 고서화의 삼일이란 제목으로 연재했다. 만해 스님은 이 연재서 자신을 서화배척당이라 낮추고 오세창 선생을 조선고서화의 주인이라 칭할 만큼 오세창 선생의 작품과 업적을 높이 기린 것으로 알려진다.

고려 말에서 대한제국까지 선인들의 필적을 모아 엮은 서첩인 <근역서휘> 37책과 조선 역대 유명 화가들의 그림 67점을 모은 화첩 <근역화휘> 3책은 현재까지도 서화사는 물론 역사, 생활사, 민속 등 측면에서도 풍부한 자료를 전하는 서첩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오세창 선생은 1933년 북향집 심우장의 당호를 쓴 현판을 만해 스님에게 직접 만들어주며 각별한 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불어 1939712일 만해 스님의 회갑연에서 오래 오래 사시라고 수자상(壽者相)’이란 글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선 오세창 선생이 만해 스님에게 선물했던 회갑시 수자상을 비롯해 오세창 선생의 작품 11점과 석주 스님이 쓰신 만해 스님의 옥중한시 등이 공개된다. 이밖에 오세창 선생의 아버지이자 조선 후기 역관서화가였던 오경석 선생의 작품 1점도 새롭게 선보인다.

만해기념관 측은 경기남부보훈지청 지원사업 일환으로 매년 3.1절을 맞이해 독립운동가 특별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올해는 오세창 선생과 만해 한용운 스님 관련 작품을 한 자리에 전시함으로써 두 분의 조국 사랑 정신을 관람객들에게 알리고, 많은 사람들이 선양할 수 있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031)744-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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