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포교사 제도, 이대로 좋은가 下

[현대불교=노덕현 기자] 매년 400명이 넘는 조계종 포교사들이 포교사 자격을 포기하고 있다. 응시자 급감에 맞물려 포교사 감소가 가시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런 가운데 포교사들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그들의 활동을 장려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등 미활동 포교사 증가
팀 내 역할·전문성 강화
젊은 세대 포섭 노력 필요

매년 400명, 포교사 그만둔다
포교사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포교사 갱신율은 7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교사단이 밝힌 연도별 포교사 갱신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324명이 자격 갱신을 미신청했으며, 2015년 402명이 미신청, 61명이 신청 후 탈락했다.(갱신율 64.2%) 2016년에는 406명이 미신청, 33명이 신청 후 탈락했다. 전체 포교사 대비 갱신율은 2015년 73.6%, 2015년 64.2%, 2016년 68%다.

최근 포교사 고시 최종 합격자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포교사가 되는 이들에 비해 자격을 포기하는 이들이 적었다면 이제는 같아진 셈이다. 자격 갱신 포기의 전 단계인 미활동 인원도 증가추세다. 미활동 포교사의 경우 2012년 126명, 2013년 174명, 2014년 208명, 2015년 170명, 2016년 298명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30여명 선에서 2014년 74명, 2015년 86명 2016년 128명 등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역할 배분 미흡·자신감 결여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포교사단은 역할 배분 미흡과 자신감 결여 등을 문제점으로 분석했다. 한 포교사는 “군법당서 법문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간 다른 역할만 맡아 와서 자신이 없었다. 이후 자연스럽게 법회 준비에 치중하게 됐다. 어느 날 회의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기중 포교사단장은 “포교사들은 대부분 팀제로 각각 역할을 나눠 활동한다”며 “때문에 포교사 역할을 배분하는 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400여 명의 활동팀장에 대한 리더십 교육을 올해부터 시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포교사단은 포교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교재편찬위에서 편찬한 연수교육교재를 4월부터 교육에 도입하고, 집체 교육이 어려운 부분은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5060 편중 분포, 10년 뒤는?

이와 함께 포교사들의 분포가 현재 5060세대에 집중돼 있는 점도 자연스럽게 70대가 되며 갱신을 포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교원의 2016 포교현황 자료 중 ‘연령별 포교사 현황’을 보면 50대가 전체의 50.1%(2391명), 60대가 33.7%(1610명)이었다. 70대는 4.8%(232명), 80대는 0.3%(15명)로 고령에서 포교사 활동이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오랜 기간 활동할 수 있는 40대는 9.9%(476명), 20대와 30대는 전체를 통틀어 47명에 불과했다.

이주영 포교사단 서울지역단장은 “자녀를 결혼시키고, 직장생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50대 이상이 활발히 활동한다. 연륜과 오랜 수행력도 어느 정도 기반은 돼야 한다”며 “젊은 세대들이 포교사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화 조계사 포교팀 본부장은 “인터넷 포교상담 등 고령의 어르신이나 아직 경륜이 부족한 젊은 세대들도 포교사로 활동할 수 있는 활동 영역이 개발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포교부장 가섭 스님은 “포교 현장에서 활동하는 포교사가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불교도 없었을 것”이라며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단복 등 위의 체제 개편과 콘텐츠 개발 등도 필요해 보인다. 전법단과 포교사단을 두 축으로 함께 미래 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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