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기독대, 2월 17일 이사회서 결정

▲ 손원영 서울기독대 신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월 20일 돈암그리스도의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기독대 측의 파면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개운사 불당 재건 기금 모연 '우상숭배 죄' 명목

[현대불교=박아름 기자] 지난해 1월 김천 개운사서 한 60대 남성이 저지른 훼불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를 표명하고 불당 재건 모금운동을 펼쳤던 손원영 서울기독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파면 처분을 당했다. 개운사를 도운 행위가 ‘우상숭배 죄’란 명목이다.

손원영 교수는 2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기독대학교 측의 파면 결정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손 교수는 “제가 개운사를 도우려고 모금한 행동이 학교 당국의 상식에 어긋나는 우상숭배라 운운하며 저를 파면한 행위는 학문의 전당이자 양심의 보고인 대학서 결코 일어나선 안 되는 일종의 변란”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서울기독대학교가 대한민국의 헌법과 홍익인간이란 교육이념을 성실히 준수하는 진정한 대학이라면, 학교 당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저에 대한 파면결정을 철회할 것을 엄숙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2월 17일 서울기독대 이사회는 손 교수에 대해 ‘성실의무 위반’이란 이유로 파면 처분했다. 손 교수가 개운사 불당 재건 모금운동을 펼친 것이 우상숭배에 해당하는 죄란 이유다.

손 교수는 지난해 1월 김천 개운사에 60대 남성 기독교 신자가 난입해 불상을 모두 훼손해 버린 사건이 발생한 후, 개인 SNS계정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불당회복을 위한 모금운동’을 펼친 바 있다. 이후 약 260만원을 모금해 개운사에 전달하려 했으나 개운사 측의 완곡한 거절로 종교평화를 위한 대화 모임 ‘레페스포럼’에 전액 기부했다. 이 사건은 종교평화를 몸소 실천한 사건으로 인터넷 상에서 주목받았다.

손 교수는 “저의 모금 활동에 대해 여러 언론을 비롯해 우리 사회의 많은 분들이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해줬지만, 유감스럽게도 유독 우리 대학의 총장과 교단의 몇몇 지도자들만이 저의 행동을 우상숭배에 해당하는 죄요, 또 저의 학문 활동이 우리 대학의 설립이념과 맞지 않는 소위 ‘해방신학에 해당하는 자유주의 신학’이라 주장하며 비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단지 파면을 면하기 위한 개인적 사유가 아닌, 우리 사회에 종교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기독교는 결단코 테러나 폭력의 종교가 아니다. 저의 사건을 통해 건강한 종교가 우리 사회 안녕과 평화에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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