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 불교문화재 매매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조계종의 〈불교문화재 도난백서〉가 새롭게 리뉴얼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불교문화재 도난백서〉는 1999년 조계종이 도난된 불교문화재가 시장에 유통되는 것을 방지하고 원 사찰로 환지본처하기 위해 처음으로 발간됐다. 그로부터 8년만의 리뉴얼이다.

이번 증보판은 1999년 이후 2015년까지 종단에 축적된 자료와 문화재청의 도난 신고 내용 등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추가로 도난이 확인된 갑장사 불상, 화엄사 경갑·어작 등 153건이 신규로 게재됐으며, 사진 있음과 없음으로 파트를 나눠 총 440건의 도난 불교문화재들이 실렸다.

불교계로서는 성보를 제대로 보호 못한 치부이기는 하지만, 도난 성보들이 경매시장에서 유통·매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백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도굴꾼과 장물업자들이 ‘선의취득’을 악용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백서와 더불어 조계종 등 불교계는 공소시효 폐지 등의 법령 개정도 노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문화재 장물을 취득한 사람들은 공소시효가 지난 시점에 문화재를 경매시장에 내놓는다.

불교문화재 도난은 사찰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역사적 의미까지도 무참히 훼손하는 몰염치한 범죄행위다. 도굴꾼과 장물업자들의 거래를 막기 위해서는 시장 루트를 고사시켜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공소시효 폐지이다.

또한 박물관과 경매업체, 개인 컬렉터 등 전문 취급자에게는 문화재 구입 시에 출처 확인을 의무화하도록 관련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성보는 제자리에 있어야 가장 빛이 남을 모든 국민들이 인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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