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출신 아사쿠라 승려, 현대식 천도재 젊은층 ‘열광’

 

▲ 쇼온지 교센 아사쿠라 승려는 테크노 음악과 현란한 조명을 동원한 사찰 천도재를 봉행한다. 사진출처=makef.jp

[현대불교=이승희 기자] 불교에 대한 일본 젊은이들의 무관심으로 썰렁하던 한 사찰이 테크노 음악으로 들썩였다. 장엄한 부처님 극락세계를 테크노 음악과 사이키델릭 조명으로 재현한 쇼온지 사찰 천도재가 일본 젊은 불자들 사이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웹사이트 ‘Odditycentral’은 2월 10일(현지시간) “일본 후쿠이 현 북부 후쿠이시 쇼온지(조은사, 照恩寺)의 교센 아사쿠라(49) 승려가 DJ로 활동한 경력을 살려 테크노 음악과 현란한 조명을 동원한 사찰 천도재를 봉행한다”며 “쇼온지 측은 이 같은 테크노 천도재가 젊은 불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어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日 승려, 사찰천도재 부흥 위해
최신음악·장비로 천도재 봉행
“화려한 극락세계 재현하고파”
불자들 성원에 지속 약속

일본 사찰의 경우 대부분 납골당 시설이 있어 시민들은 사찰서 불교식 천도재를 지내는 상례가 보편적이다. 일본 불교 특유의 ‘단가제도’는 시민들의 모든 상례를 사찰이 책임지고 재정 지원을 받는 제도로, 일본 사찰 운영 기반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인구 및 불자 감소와 젊은 세대의 무관심 등으로 사찰 천도재가 줄고 있는 추세다. 또한 상례가 필요할 때 스님을 대여하주는 ‘마이테라’ 서비스가 인기를 끌며 불교계선 사찰 천도재 자체가 사양 사업으로 접어들었단 자체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쇼온지 아사쿠라 승려는 불교와 사찰 천도재에 대한 불자들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 사찰 내부를 클럽처럼 꾸미고 현대인들에게 친숙한 음악과 조명 기술로 천도재 봉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Odditycentral’에 따르면 테크노 천도제는 아사쿠라 승려는 경내 DJ 스테이션을 마련, 염불을 인텔리전트 댄스와 브레이크 비트 음악과 함께 편집해 스피커로 내보낸다. 이때 사원 내부는 프로젝션 매핑 조명 불빛을 쏘아 금 장식을 두른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교센 승려는 “부처님 극락세계는 땅이 7보로 되어 광채가 빛난다는 기록이 있다. 과거에도 사찰 내부를 황금 나뭇잎으로 장식하는 등 가장 선진적이고 화려한 기술을 접목, 극락세계를 표현해왔다”며 “나는 테크노 천도제 프로젝트에 현대식 조명과 영상기술 및 음악을 도입해 종교에 익숙하지 못한 현대인들이 부처님 극락세계를 접하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테크노와 불교의 만남은 극락세계와 부처님 가피의 현대적 이미지 전환이다. 이 같은 시도는 현대인에게 불법을 포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아사쿠라 승려는 테크노 천도재 진행 자금 마련을 위해 일본 웹사이트 ‘Readyfor’서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진행했다. 테크노 천도재가 현장에서 참여한 불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음에도 불구, 행사 진행 비용이 비싸 지난해 2차례 봉행에 그쳤기 때문이다.

아사쿠라 승려는 “추모제를 위해선 조명 장비, 프로젝션 매핑 장비, 소프트웨어 등 비싼 기기가 필요해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했다. 목표금액 3,000만원을 2주도 되지 않아 훌쩍 넘겨 현재 38명의 후원자로부터 3,7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모았다”며 “앞으로 테크노 천도재에 대한 불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쇼온지 측은 “올해 첫 테크노 천도재는 5월 3일 봉행되며 대중에 개방하기 때문에 누구든 참석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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