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상반기 석·박사 논문 살펴보니

[현대불교= 신성민 기자] 동국대는 2월 16일 상반기 졸업식 개최했다. 이날 졸업식을 통해 학사 2,005명, 석사 530명, 박사 102명 등 총 2,637명이 학위를 취득했다. 이중 불교 관련 논문을 통해 학위를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43명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석·박사 학위 논문들은 경영학과 서양 윤리학 비교 연구를 비롯해 사찰음식, 언론학 등 융합적 주제가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현대 경영학 문제와 해법을
초기불교 경영 사상서 찾아
공리주의로 원효 사상 조명

사찰음식 관련 석사논문 봇물
불교계 언론 분석한 논문도


장성우(불교학과) 씨는 박사학위 논문 <초기불교 경영사상 연구>를 통해 현대 경영학의 문제점에 대한 해법으로 초기불교 경영사상을 주목했다. 장 씨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윤리경영과 인간의 영적인 가치를 인정하는 영성(靈性) 기업의 한계를 규명하고, 대안으로 초기불교의 경영사상을 고찰했다.

초기불교시대 인도는 경제대국으로, 이 시대 초기불교는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개인주의를 성숙시키는 가르침으로 건전한 사유재산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음을 정 씨는 주목했다. 또한, 재화의 사회회향 과정에서 사무량심(四無量心)의 수행과 함께 연기법을 비롯한 제법(諸法)을 설하며 진정한 수행으로서의 경영을 지향했음을 강조했다. 

장 씨는 “재물과 법에 대한 나눔이라는 과정은 열반을 위한 수행 과정임과 동시에 건전한 사화를 구축하는 과정이기도 했다”면서 “초기불교의 경영사상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현대 경영사상이 가진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김근배(윤리문화학과) 씨는 박사학위 논문 <원효윤리사상에 관한 연구>을 통해 서양의 대표적 윤리 이론인 공리주의와 원효 스님의 사상과 윤리를 비교·분석했다. 김 씨는 원효 스님의 윤리와 공리주의가 ‘동체자비’에 맞닿아 있음을 주목하고, 이는 대승불교가 추구하는 이상임을 밝혔다. 다만, 벤담과 밀의 고전적 공리주의의 쾌락 개념을 피터 싱어의 ‘선호 공리주의’로 대체했다.

김 씨는 “싱어는 ‘이익 평등고려 원칙’을 윤리적 판단의 기초로 받아들인다”며 “뷸교적 사유 역시 모든 존재들은 불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생명존중사상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과 동물들의 행복과 복지를 추구하고, 고통을 경감시킨다는 현실적 지침을 공유하는 불교 윤리와 공리주의는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도덕적 갈등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석사 학위에서는 사찰음식과 관련한 논문들이 4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수진(조리교육전공) 씨는 석사 학위 논문 <사미·사미니 승려들의 식행동과 음식 기호도에 관한 연구>를 통해 11개 승가대학의 사미·사미니 스님들의 식생활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분석했다.

한 씨는 “식생활이 불량한 상태는 아니었으나 과식과 칼슘, 단백질과 같은 불균형적 음식 섭취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비만과 위장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작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식사시간을 조정하고 표준식단 개발이 실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숙(조리전공) 씨의 석사학위 논문 <총림사찰의 후원운영현황 및 하안거 기간의 식단평가>는 조계종 8대 총림의 후원 관리 현황과 안거 기간 식단에 대한 영양을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서울·경기지역 사찰음식 조리교육 수강생의 교육에 관한 인식과 만족도에 관한 연구(문은상, 조리교육전공)>, <외식·조리 전공 대학생들의 사찰음식에 대한 인식과 대중화 방안 연구(허인준, 조리교육전공)> 등도 석사학위 논문으로 발표됐다.

불교계 언론에 대한 논문도 있었다. 김주일 본지 편집국장은 신문방송학 석사학위 논문 <한국불교 언론의 보도시스템에 관한 분석 연구>를 통해 한국 불교 언론의 현황과 나아갈 방향 등을 모색했다.

김 국장은 현재 불교계 언론에 종사하고 72명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한 전수 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70명의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불법홍포’를 불교 언론의 중심 기능으로 봤다. 또한 불교 언론의 게이트 키핑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내부요인으로는 데스크와 언론관, 경영층 등의 순이었으며, 외부 요인은 종단과 취재원이 가장 높았다. 다만, 평기자들은 외부 영향력 행사 주체가 ‘없다’고 인식한 반면, 간부급 기자들은 ‘조계종 등 제종단’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불교계 언론 기자들은 저널리즘적 기능보다는 포교 기능을 우선한다”며 “그러면서도 불교계 기자들은 저널리즘적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교언론 윤리 강령을 제정하는 등 불교 포교와 언론의 비판 기능과 충돌할 때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지 일종의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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