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0주년 걸어온 길과 향후 비전

2017년 여름 완공되는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증축 조감도.

[현대불교=이승희 기자] UN에 따르면 고령인구 비율은 14%부터로 서울시는 10년 후 14.7% 베이비붐 세대(서울시, 2016)가 고령인구로 편입, 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중 종로구는 노인인구 비율 15.6%(2017)로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선 가운데 서울연구원의 ‘고령친화형 마을 만들기’ 연구 보고(2012) 결과 어르신들이 가장 살기 좋은 마을 모델로 종로구 이화동이 꼽혔다. 이 같은 고령친화 종로의 중심엔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이 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관장 정관, 이하 종로노인복지관)은 2007년 2월 1일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위탁 운영 복지관으로, 이화동 25-1번지 일대 대지 2188.4㎡ㆍ연면적 2951㎡ 규모로 조성됐다. 개관 당시 일일 평균 이용자 500명, 회원 3,314명을 보유한 마을 사랑방서 현재 일일 평균 이용자 1,500명, 회원 9,000명에 가까운 규모로 성장했다.

종로노인복지관 측은 “개관 초기 3,000명을 웃돌던 회원이 현재 9,000명을 바라보고 있어 복지관 수용공간이 턱없이 모자랄 정도”라며 ”2015년 증축 계획을 발표한 것도 어르신들의 복지욕구를 최대한 수용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에 종로노인복지관은 7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 올 여름 증축 개관식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증축 공간엔 △목욕탕ㆍ찜질방 △대극장 △대규모 급식소 등을 마련, 어르신들 요구를 십분 반영했다.

이해경 종로노인복지관 부장은 “대극장은 서울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대여를 준비중이다. 목욕탕 및 찜질방 시설도 지역 내 저소득어르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며 “다른 어떤 복지관보다 ‘열린복지관’을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종로노인복지관이 두각을 드러내는 분야는 단연 ‘어르신 일자리창출’이다. 종로노인복지관은 어르신 일자리창출 사업으로 플러스카페, 골목길해설사, 종로&장금이, 화(化)가 자란다, 사랑 한 주걱 등을 진행해 왔다.

특히 2015ㆍ2016년 개점한 플러스카페 1ㆍ2호점서 50여 명이 넘는 어르신을 고용했다. 올해 8~9월 증축되는 종로노인복지관 내에 3ㆍ4호 카페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복지관 최초로 진행한 ‘골목길해설사’ 사업도 2012년부터 해마다 전문 해설가를 양성,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 골목길해설사 프로그램은 독창성과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시 우수프로그램 표창 및 같은 해 보건복지부ㆍ한국노인협회 전문노인자원봉사 지원사업 우수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정관 스님은 “보건소, 건강보험관리공단, 동사무소 등이 의료서비스 분야서 활동영역을 늘리자 종로노인복지관만의 차별적 복지 프로그램을 고민하게 됐다. 때마침 어르신들이 일자리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 수익 사업 진행을 결심했다”며 “일자리 창출이 당당하고 자립심 강한 신노인문화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2월 14일 '2017년 기자간담회'서 개관 10주년을 맞아 노인복지ㆍ문화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것을 알렸다.

10년 간 종로노인복지관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신노인상’은 정관 스님이 제시한 건강한 노인상으로 일자리를 통해 자립심과 자존감이 충만한 젊은 어르신을 뜻한다. 복지관 이용자들이 “주는 돈을 그저 받기만하는 수급자가 아니라 정당한 노동을 통해 돈을 받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듣고 생각한 단어다.

이에 정관 스님은 신노인문화 홍보를 위해 2014년부터 매년 신노인 인식개선 걷기대회를 개최, 현재까지 4,000명이 넘는 인원이 축제에 참여했다.

이밖에 종로노인복지관은 △찾아가는 건강지원 서비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관리 서비스 △저소득만성질환 어르신 심신 건강증진 프로그램 ‘시니어 100세 힐링센터’ △만성질환관리프로그램 ‘건강아카데미’ △신체기능강화 운동 프로그램 ‘코어운동’ 등 어르신 건강관리 분야서 선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서울시선 유일하게 복지관 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추진지원단’을 구성, 최고취약계층 450명의 건강상태를 사회복지사 17명이 직접 관리한다.

더불어 고령사회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된 노인자살 및 우울증 치료에 있어 불교 인생관 개념을 빌린 죽음준비프로그램 ‘행복한 마무리를 위한 고(Go)백(Back)’도 참가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정관 스님은 “2015년 ‘죽음준비교육 프로그램이 노년기 죽음불안에 미치는 영향-자아통합감 매개효과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죽음을 인지하는 사람이 삶의 만족도나 행복도가 더 높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프로그램서 죽음에 대해 접근할 때 불교적 개념으로 설명하면 어르신들은 이해가 쉽다며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향후 미래 노인복지 발전을 위한 종로노인복지관의 고민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정관 스님은 노인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며 노인자살 등 문제도 일자리로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관 스님은 “종로노인복지관은 우울증 치료 프로그램을 겪었거나 살림이 어려운 어르신 위주로 일자리 제공의 기회를 부여한다. 직업활동을 하면 신체 운동, 말벗 사귀기, 경제적 이익 등 많은 문제들이 해결된다”며 “앞으로 다가올 10년 동안은 신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심신의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창업 및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증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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