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너를 묶지 않았다

월호 지음|쌤앤파커스 펴냄|1만 4천원
우리는 본래 크고 밝고 충만한 존재 입니다. 그리고 행복은 미래 목표가 아닌 현재의 선택이죠.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진짜 행복이란 무엇도 하지 않고 지금 당장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행복 멘토인 월호 스님〈사진〉의 말이다. 스님은 불교방송 라디오를 10년간 진행한 인기 DJ다.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대중에게도 친숙하다. 스님의 군더더기 없는 강의는 인생사 고민에 명쾌한 답을 주기로 정평이 나 있다. 스님이 하신 그 지혜의 말씀 가운데 우리를 참 행복으로 이끌어줄 이야기를 엄선해 한 권으로 묶었다.

이 책은 ‘행복’이라는 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 마음속 고민을 떨쳐버리고 행복을 발견한 이들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담았다. 자존감이 낮아 고민하는 사람부터 가슴속에 가득 찬 분노로 힘겨워하는 직장인까지. 각 사례는 결국 나와 이웃의 이야기이며, 스님의 답변은 우리 모두를 위한 조언이다. 불교에 대해 잘 몰라도 경전에 실린 이야기와 스님의 경험담을 통해 인생의 반짝이는 진리를 만날 수 있다. 이 책과 함께라면 스스로 묶어놓은 마음이 툭 열리는 자유와 기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행복을 말하며 조건을 붙인다. 안정적인 직장과 좋은 자동차, 아이들 교육비가 마련돼야 행복해질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 일에 치이고, 과도한 경쟁에 고통받고, 시간에 쫓기며 살다 보니 어느새 행복해지는 법을 잊고 말았다. 사실 진짜 행복이란, 무엇도 하지 않고 당장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행복 멘토인 월호 스님의 말이다.

월호 스님은 평일에는 라디오 DJ로 청취자들과 만나고 일주일의 절반은 서울, 나머지는 이천의 수행공간서 강의 하고 수행을 지도한다. 스님은 삶의 깨달음을 대중 눈높이에 맞추어 쉽게 전달하기로 유명하다. 또한 인생사 고민에 대해 적절한 비유를 들어 명쾌한 답변을 주기로 정평이 나 있다. 예컨대 행복에 대해 강의할 때 행복의 본질을 달에 비유한다.

“달은 항상 보름달입니다. 우리 눈에 초승달, 반달로 보인다고 해도 달 자체가 이지러지거나 반쪽이 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도 달처럼 날마다 밝고 둥글게 살아갈 수 있는데, 지금의 행복을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까지 스님이 출간한 책들이 불교 경전의 강설, 참선, 웰다잉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 책은 진정한 행복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 누군가 정해놓은 삶의 틀 안에서 행복을 성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식과 돈을 쌓으려고 전전긍긍하며, 스트레스를 움켜쥐고 삶이 버겁다 말한다. 우리는 본래 자유롭고 어디에도 매인 적이 없다. 이것을 깨달아야 물질과 종교에 의지하지 않고 내가 직접 행복을 창조할 수 있다고 스님은 말한다.

이 책에는 고민을 떨쳐버리고 행복을 발견한 사람들의 사례가 풍부하게 실려 있다. 자존감이 낮아 고민하는 사람, 가슴속에 가득 찬 분노로 힘겨워하는 직장인, 부모님 때문에 일을 관두지 못하는 딸,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까지. 각각의 사례는 나와 이웃의 이야기이며, 스님의 답변은 우리 모두를 위한 따뜻한 조언이다. 또한 불교에 대해 잘 몰라도 경전에 실린 이야기와 스님의 경험담을 통해 인생의 반짝이는 진리를 만날 수 있다.

예컨대 숲속 비구의 일화를 통해 〈자애경〉을 배우고, 비틀스 음악을 통해 〈법구경〉을 이해하며, 말리카 왕비의 이야기를 통해 〈잡아함경〉에 담긴 지혜를 깨닫게 된다. 스님은 비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채울 수 있기에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욕심과 분노를 억지로 없애려 하거나 무작정 극복하려 하지 말라고 한다. 욕심 대상을 나로부터 모든 이로 넓히면 큰마음으로 바뀐다. 분노의 대상을 나에게로 향하면 내 허물을 볼 수 있다. 스트레스도 마찬가지다. 붙들거나 건드리면 스트레스가 더 커질 뿐이다. 감정의 상태를 지켜보면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총 다섯 파트로 나뉜다. 1장은 트라우마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알려주고, 2장은 행복을 두 배로 키우는 마음 습관을 가르쳐준다. 3장은 내 인생을 후회가 아닌 충만함으로 채우는 법을 소개하고, 4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상의 수행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듣는 법을 알려주며, 5장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의 길을 안내한다.

여기에 더해 책 곳곳서 내 마음을 돌아보게 하는 짧은 글 40편과 작가 필몽의 수묵 일러스트를 만나볼 수 있다. 오늘이 힘겹고 내일이 두려운 사람들, 마음속 문제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 지금 당장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들, 삶의 통찰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책과 함께 삶의 진리를 향해 가다 보면 스스로 묶어놓은 마음이 툭 열리는 자유와 기쁨을 경험하게 될 것 같다.

 

   
 

저자 월호 스님은?


고려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선학과서 선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학도에서 불교도로 전향한 데에는 젊은 시절 갑작스레 경험한 지인들의 잇따른 죽음의 영향이 컸다.

감당하기 힘든 상실감과 허망함 속에서 방황하다 ‘선(禪)’을 통해 생사 문제를 바라보게 됐다. 선학을 공부하며 ‘선’을 이론적으로 확립했고, 그것을 몸으로 체득하기 위해 쌍계사로 출가했다.

쌍계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쌍계사, 봉암사, 해인사 등 여러 선원에서 정진했으며, 고산 큰스님으로부터 강맥을 전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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