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사진출처=abcnews

[현대불교=박아름 기자] 달라이 라마에 대한 중국의 견제는 언제쯤 그칠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꾸려진 후 첫 국무장관으로 취임한 렉스 틸러슨이 달라이 라마와 회동을 시사한 것 관련 중국이 강한 반발을 표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반(反) 중국 분리주의 인사’로 규정하고 달라이 라마와 접촉하는 국가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해왔다.

2월 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틸러슨 국무장관은 국회 인준 과정서 상원 외교위원회가 ‘시짱(西藏; 티베트) 문제’를 질의하자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분이란 입장을 고수하지만,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 밝혔다.

“달라이라마 만날 건가” 질문에 “당연하다”
트럼프 ‘하나의 중국’ 흔들기 이어 미중관계 악화 우려

또한 달라이 라마와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당연하다”고 답한 뒤 중국 정부와 티베트 망명정부 간 대화도 적극 주선할 것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타이완 문제로 ‘하나의 중국’ 원칙 흔들기에 나섰다. 또한 무역 불균형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으로 미중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더해 틸러슨 국무장관이 달라이 라마와 회동 가능성을 내비추자 중국 정부는 불편한 내색을 표했다.

주웨이췬 (朱維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민종종교위원회 주임은 “티베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중미관계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미국에게도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며 “티베트를 중국의 일부분으로 인정한다면서 달라이라마를 금전적ㆍ여론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모순이다. 미국 정부의 이런 행동은 중미관계에 전혀 도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이날 캘리포이나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서 올 6월 열리는 졸업식에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단 소식과 함께 현지 중국 유학생 단체가 반대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달라이 라마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인 지난 1월 18일 “트럼프 당선인이 책임 있는 만큼 현실에 맞게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 본다”며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몽골 방문 당시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후 적절한 시점에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만남을 요청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