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도인으로 살게 하는 임제록

양지 역주|임성순 서화|맑은소리맑은나라 펴냄|2만원
조사로 살아가는 법 설명
선가들의 사상적 교류도

〈임제록〉의 원제는 〈진주임제혜조선사어록(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이다. 당나라의 선승인임제의현(臨濟義玄: ?~867)의 가르침을 그가 죽은 후 제자인 삼성혜연이 편집한 것으로서, 현존하는 것은 의현이 죽은 후 254년이 지난 1120년(북송의 선화 2년)에 원각종연이 중각(重刻), 인본(印本)한 것이다. 내용은 상당·시중·감변·행록·탑기로 나누어지는데, 특히 감변과 행록에는 당시 선가들의 사상적 교류를 알 수 있는 자료가 많다.
마조·백장·황벽의 어록과 나란히 4가 어록의 하나이며 대표적인 선종어록으로서, 〈임제록〉을 선어록의 왕이라고 하는 것은 불교가 남방불교에서 북방불교로 전환되어 대승불교가 된 이후 선불교를 완벽히 대중화해 모든 사람들이 부처로 살아갈 수 있게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임제선사는 승속을 아우르는 모든 이들이 부처나 조사라는 언어문자나 개념에 속박되지 말고 자신 스스로 진정견해를 체득해 무의도인으로 살아가기를 진정으로 기원하고 있다.
임제혜조선사어록을 해설하며 이 책은 이제까지 많은 선지식들이 번역과 해설을 했으며 현재 시중에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을 다시 번역하고 해설한 것은 신앙과 종교를 구분하여 확실하게 알리기 위함이고, 한 사람이라도 견실히 수행해 부처나, 조사로 살아갈 수 있게 하고자 함이며, 부처나 조사로 살아가는 사람이 마침내 출현해 불법을 계승하길 서원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임제조사는 사람이 부처가 되어 살아가는 것을 무의도인, 무위진인이라고 표현하며 실제로 부처는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지금까지 강조한다.
〈임제록〉은 상당, 시중, 감변, 행록으로 구분 편집됐는데 감변과 행록은 임제스님이 제도(濟度)하는 것과 서로의 안목을 점검하고 확신케 해 불퇴전의 무의도인으로 살게 하는 것으로서, 이는 자비심을 실천한다.
혜능을 조사로 만든 것이 〈육조단경〉이라면 〈임제록〉은 사람들이 조사로 살아가는 법을 자세히 설해 실천케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이 책의 내용을 반복해 논문이나 해설서를 만들어 설명을 더 하여도 구경에는 읽는 이들이 실천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이고 사족(蛇足)만 더하게 될 것이 우려돼 간략히 정리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 양지 스님은?
1992년 해인사 길상암 명진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동국대 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김해 신흥사 주지로 있다.

▲선서화가 남청 임성순은?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 석사를 거쳐 불교대학원 선문화전공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전 국회의원상, 전국 관설당 서예협회 초대작가 현재는 남청서예원 원장으로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