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신중일 기자]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가 지난 1월 21일 종영됐다.

 케이블드라마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인 20.5%를 기록했고, 모든 광고가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주인공 도깨비 김신 역을 맡았던 배우 공유 역시 향후 4개월 동안 광고 촬영만을 해야 할 정도다. 해외 판권 역시 세계 각국에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드라마 ‘도깨비’에 대한 종교계의 반응은 어떨까. 우선, 드라마 ‘도깨비’를 일부 보수계열 개신교도들은 매우 불편한 시각으로 봤다. 개신교계 언론 뉴스앤조이는 “일부 기독교인이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서 드라마 ‘도깨비’가 ‘사탄’, ‘종북’과 관련 있다는 글을 퍼뜨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불교계의 경우 촬영지였던 석남사, 월정사 전나무숲길에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등 문화포교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실 ‘도깨비’는 잘 만들어진 ‘종교적 배경의 드라마’이다. 정확하게 한국의 양대 종교인 불교와 기독교가 배경으로 혼합돼 있는 드라마다. 드라마의 가장 큰 배경은 불교의 윤회설을 기반하고 있으며, 절대자인 ‘신’에게 부여받은 전능한 힘을 가진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나온다. 또한 극중 인물들의 꼬일 대로 꼬여있는 운명과 인과는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한국 전통 신앙인 도깨비, 저승사자, 삼신할머니를 소재로 하면서도, 이면에서 서서 모든 것을 관장하는 신을 대하는 태도는 다분히 기독교적이다. ‘저승은 유턴’임을 알리고 나서는 문에 나타나는 계단은 천국으로 향하는 기독교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다.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서울 시내의 수많은 교회 십자가들이 오버랩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드라마 ‘도깨비’는 윤회전생, 인과, 결정론을 바탕하면서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자유의지의 중요성을 더했다.

이는 극중 인물의 대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도깨비가 극 초반에 던지는 “보통 사람은 그 기적의 순간에 멈춰서 한번 더 도와달라고 하지. 당신이 있는 것을 다 안다고. 마치 기적을 맡겨놓은 것처럼. 그대의 삶은 그대 스스로 바꾼 것이다”라는 대사나, 류덕화에게 빙의된 신이 “신은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운명을 통해 질문을 던진다. 답은 인간들이 찾는 것”이라는 대사는 이를 잘 보여준다.

드라마의 마지막, 명부에 없던 지은탁이 자신의 의지로 아이들을 구하고 죽는 것 또한 자신의 의지로 결정한 행동이었다. 망각의 차를 마시지 않고 전생의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기로 결정한 지은탁의 선택도 자유 의지에 의한 것이다.

‘비극적 운명’을 가진 도깨비 신부가 절박함으로 도깨비를 불러냈던 것처럼 드라마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새로운 문을 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보여주기 위한 극의 배경과 장치로 ‘종교’들은 사용됐다. 일종의 ‘이미지 소비’로도 볼 수 있다.

종교가 미디어의 소재로 사용되는 것이 특별한 시대는 아니다. 다만, 미디어는 부단히 종교를 소비하지만 이렇게 소비된 종교는 새롭고 창조적인 종교성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드라마 ‘도깨비’는 찬란했지만, 이면에는 ‘종교 소비’라는 쓸쓸함도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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