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내 불교센터 2곳, 성소수자 커뮤니티 활발

 

▲ 기독교인 비율이 높은 미국 남부서 불교로 개종하는 성소수자들이 늘어나고, 불자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지역 불교센터도 많아지는 추세다. 사진출서=lovelaughveggies.com

미국 내 성소수자 불자 늘어
대부분 기독교 배척 경험有
‘차별 않는 불교’서 희망 발견
지역 불교센터 활동 적극 동참 

[현대불교=이승희 기자] 보수성향이 짙고 기독교인 비율이 높은 미국 남부서 불교로 개종하는 성소수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에 불자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지역 불교센터도 많아지는 추세다.

미국 격주 신문 ‘GEORGIAVOICE’는 1월 19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북서부 애틀랜타 시내 불교센터서 활동이 활발한 성소수자 커뮤니티 2곳을 소개하고, 성소수자들이 불교에 의지하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먼저 애틀랜타 교외 주택도시 디케이터에 위치한 ‘애틀랜타 샴발라 불교센터(이하 샴발라 센터)’는 매월 1회 성소수자 모임을 개최하고 △명상수련 △다르마 회의 △그룹상담 등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에드윈 애셔트 샴발라센터 성소수자 대표는 샴발라 센터 내 성소수자 모임을 결성한 이유로 ‘공감대 형성’을 꼽았다. 그는 “단지 성소수자를 배척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곳에 모인 성소수자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며 “이에 5년 전부터 본격적인 모임을 주최하고 그룹상담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애셔트 대표에 따르면 모임은 유년기 성정체성으로 인해 불안정한 경험을 한 이들을 적극 수용하고 명상치료에 돌입해 유명세를 얻었다. 특히 엄격한 남부 침례교도 가정서 자란 애셔트 대표 자신이 유년시절 아픔의 치료 방법으로 불교를 선택, 상담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내 어린 시절은 기독교 교리와 성정체성을 합치시키려 노력하는 혹독한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나는 성경 구절을 엄격한 사실로 믿으면서 자랐지만 결국 성경 구절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없었지요. 반면 불교 경전 구절은 구구절절 이해가 쉽고 합리적인 가르침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사랑으로 연결된 존재라는 가르침이 진심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샴발라 센터서 불교 교리를 가르치는 샐리 래릭 부위원장은 불교는 누구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단 점이 많은 성소수자들을 끌어 모으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불교커뮤니티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이곳 센터엔 많은 성소수자들이 방문하며 이는 절대 부정적 상황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곳서 성정체성으로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고가는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방출하라고 알려줍니다. 이런 수행법은 주위 사람들과 관계도 더 여유롭게 만들어주고, 스스로를 대하는 생각도 관대하게 해줍니다.”

래릭과 애셔트는 샴발라 센터를 다니는 모두가 꼭 불자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애셔트는 “우리 센터는 인류애에 관한 보편적인 가르침을 설파한다”며 “태어난 모습 그대로 불성을 지닌 존재란 사실을 알리고 보편적 선을 펼치기 위해 계속 모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편적 인류애와 불성을 설파하는 또 하나의 성소수자 모임은 ‘창가학회불교센터’서 열린다. 애틀랜타 시내 17번가에 위치한 창가학회불교센터는 매주 수요일 진행하는 성소수자 모임을 통해 △불교 교리 공부 △지역사회 화합 회의 △염불ㆍ명상 수련 등 제공한다.

센터 이용자 로키 캐럴은 기독교에 대한 흥미를 잃은 후 귀의할 종교가 필요한 상황서 지난해 4월 창가학회불교센터를 발견하고 매주 집회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캐럴 씨가 내세운 가장 큰 불교 교리의 매력은 ‘개방성’이다.

“센터 멤버들과 모여 공부하는 시간에 게이바에서 일한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자 모두들 ‘멋진데요!’하는 겁니다. 눈 깜짝 하지 않으면서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말해줘 감동했습니다.”

캐럴 씨는 “감리교도 가정서 자라면서 자기 존재를 인정받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남아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불자로 살면서 불교 교리가 일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을 믿고 있다.

“불교는 제게 상황서 한 걸음 물러나 논리ㆍ이성적으로 상태를 바라볼 수 있는 가르침을 줬습니다. 다른 분야에 얽매여 스트레스 받지 않게 되니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쉬워졌습니다. 불교센터는 내 인생 최초로 남들로부터 버림받았다거나 외로운 기분이 들지 않게 해준 공간입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무언가 필사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수련하는 것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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